참치 어가 톤당 2000달러 돌파 전망… 원재료 부담 가중국내 참치 시장 정체… 수년간 답보상태동원F&B "참치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 하반기에 선보일 것"


국내 참치캔 시장이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인 동원F&B가 난항을 겪고 있다.

참치캔 시장점유율 70% 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참치 가격을 인상한 뒤 시장 점유율이 소폭 빠진데다 '동원참치라면'과 '동원참치마요빵'과 같은 참치 신제품은 시장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올 초 참치캔 가격 인상의 여파로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동원F&B의 참치캔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4.7%에서 올 1분기 74.3%로 감소했다. 올 1월 동원F&B가 참치캔 18종의 가격을 평균 5.1% 인상하면서 그 여파로 시장 점유율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동원F&B는 
올 1분기 매출은 6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3% 늘어난 300억원을 기록했다. 

참치캔 가격 인상 등 판가가 오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올 상반기부터 참치캔의 원재료인 어가가 오르면서 2분기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 3~4월께 급등한 어가 부담은 올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돼 매출과 영업이익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참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톤당 평균 1415달러였던 어가가 올해 1분기 평균 1550달러를 넘고 조만간 2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초에 가격 인상을 진행한만큼 추가 인상을 고려하기 보다 자체적으로 원재료비 상승분을 감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치 어가는 참치캔 제조비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만큼 동원F&B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F&B는 올 1월에 참치캔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에 원재료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조산업은 어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이달 참치캔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음식료 애널리스트 연구위원은 "참치 어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톤당 1800달러 넘게 유지되면 동원F&B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를 기준으로 동원 살코기 참치는 10g당 138원(250g 2개 들이 기준), 사조 살코기 참치는 10g당 96원(150g 4개들이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참치캔 시장 자체가 성장 동력을 잃고 정체 돼 있다는 점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참치캔 시장은 지난 2013년 5110억원, 2014년 5160억원, 2015년 50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원F&B의 참치캔 매출도 
2013년 3710억원, 2014년 3800억원, 2015년 3720억원을 기록해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참치캔은 동원F&B의 주력 제품으로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참치캔의 성적이 동원F&B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 

업계 관계자는 "참치캔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은 멈추고 경쟁은 심화되는 구조"라며 "동원F&B가 참치캔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미래 성장 동력 없이 언제까지나 비슷한 수준의 매출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식품 안전성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강 지향적인 프리미엄 식재료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참치캔과 같은 가공 통조림 시장은 역성장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 ▲ 동원참치 활용 제품 이미지. ⓒ뉴데일리DB
    ▲ 동원참치 활용 제품 이미지. ⓒ뉴데일리DB

  • 동원F&B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지난해부터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동원참치를 컵라면에 담은 '동원참치라면'을 출시한 뒤 이어 '동원참치 삼각김밥'을 내놨으며 CU와 손잡고 '동원참치마요빵'을 선보였다.

    자체적으로는 라면 토핑용 파우더 참치인 '동원라면참치'을 선보이고 안주 통조림인 '동원 포차' 등 참치를 활용한 신제품을 연달아 내놨다. 출시 초기에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서 눈길을 끌며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참치캔을 이을 만한 히트 제품으로 성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장 평가가 이어졌다.

    참치캔의 국내 매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점도 또 하나의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동원F&B의 참치 통조림 외 매출은 1조4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내수 매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해외에서 거둔 매출액은 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 줄었다. 전체 참치통조림 외 매출 중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96% 이상으로 내수 의존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 1분기에는 해외 매출액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동원F&B의 올 1분기 매출액은 63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참치캔 가격 인상 등에 따른 국내 매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미국과 일본, 기타국가의 1분기 매출액은 각각 51%, 45%, 11.2%씩 감소했다.

    이에 대해 동원F&B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제품 판매가 저조해 기존에 계약된 거래가 종료되면서 물량이 줄어 
    수출액이 급감했다"며 "올해는 참치를 조리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편의성과 활용도를 높인 다양한 참치 신제품을 하반기께 선보여 침체된 참치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원F&B는 참치캔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가정간편식(HMR)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는 
    70억원을 투자한 서울 신공장 DSCK센터(Dongwon Standard Central Kitchen)를 오픈하고 채널확대, R&D·마케팅 강화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2000억원대의 국내 최고 HMR 전문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