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일 포함 30차례 열렸지만… '혐의입증' 난항"28차 공판 등 향후 증인 기대감 낮아… 특검, 맹탕 논란 부담 커져"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장기화되고 있다. 30차례(공판준비기일 포함) 열린 이 부회장의 공판은 현재까지 31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지만 결정적 증거 없이 지루한 양상이다.

    3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돌입한 공판은 4월 7일 1차를 시작으로 27차례 진행됐다. 이런 속도라면 이번 달 35차 공판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판이 장기화된 가장 큰 이유는 특검의 증인신문 연장 때문이다. 특검은 당초 20여 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다양한 이유을 들어 증인을 추가로 신청하면서 현재는 40여 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때문에 1심 선고시점은 빨라도 8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최장 구속기간(6개월)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의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8월 27일전에 1심 판결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변호인단의 증인신문과 재판부 심리기간을 고려하면 8월 말도 빠듯한 실정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의 구속시한을 연장시키기 위해 추가기소에 집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특검은 삼성 미래전략실이 대관 업무를 위해 정부부처와 접촉한 사실을 집중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선고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시점인 10월에 맞추겠다는 의지다.

    다만 특검이 수 십만 페이지의 증거와 30여 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끌어내지 못해 앞으로 열릴 공판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상태다.

    특히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자리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청와대가 다양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공소사실과 무관한 신문을 진행하면서 '감정을 앞세운 의혹제기식 물량공세'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특검은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 없는 인물을 부르거나, 전문가를 불러 일반론적인 상황을 확인하는 신문을 진행해 빈축을 샀다.

    27차 공판에 출석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는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듯 "재단 근무 당시 삼성과 아무런 접촉이 없었는데 왜 증인으로 불렀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해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까지 확정된 증인신문은 23일 32차 공판까지이며, 10여 명의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연관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인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이 없어 허무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특검이 요청한 증인 가운데 5명 이상이 불출석하면서 공소사실 입증은 난항을 겪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3회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과 관련해 의미있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이지만 이 부회장의 이름과 삼성을 언급하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든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