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간 26차례 진행, 28명 신문에도 '결정적 증거' 없어"재단출연 과정 및 '공정위-금융위' 재확인…기대감 떨어지는 상황"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두 달을 넘기며 반환점을 돌았다. 

    4월 7일 시작한 공판은 67일간 26차례 열렸다. 2.5일에 한 번 꼴로 열렸고 공판 평균 시간도 8시간을 넘겼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수 십만 페이지의 증거와 28명의 증인을 상대로 날선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공소사실을 입증할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아 공판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지고 있다.

    특검은 오는 12일부터 진행되는 27~29차 공판에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대가성 여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여부 ▲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과정 특혜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선 공판 내용과 관련된 증인들을 상대로 다시 한 번 혐의 입증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 510호 소법정에서 열리는 27차 공판에는 이용우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와 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전 상무는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대해 논의하는 일명 '청와대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해당 회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받은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의 주재로 재단 설립 및 기업별 출연 방안 등이 논의됐다.

    특히 이 전 상무는 전경련이 삼성의 요청으로 '좋은교과서만들기 시민연대' 등 4개 우익 단체에 각각 5000만원~2억1000만원을 지원했다고 진술해 논란이 됐다.

    오후에는 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증인석에 앉는다. 조 전 대표는 최씨의 실소유 회사인 더블루케이에서 초대 대표직을 맡아 약 2달간 근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사무총장 역시 최씨의 면접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입사했으며 업무 과정에서 안 전 수석과도 수시로 연락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들을 상대로 청와대의 재단 출연 지시 및 삼성과 청와대의 대가성 관계 여부 등을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14일 28차 공판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김 모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 관련 공정위와 청와대의 특혜 및 삼성의 부정한 청탁 여부에 대해 증언한다. 김 과장은 삼성물산 합병 당시 공정위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장으로 석 모 사무관과 함께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특검은 앞선 공판에서 석 사무관을 비롯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정재찬 공정위원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다.

    특검은 김 과장이 당시 실무를 총괄했다는 점을 토대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관련해 '삼성→청와대→공정위'의 뇌물 연결고리를 입증할 계획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공정위 관계자들과 같이 '삼성의 부정한 청탁과 청와대의 개입이 없었다'는 증언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한다.

    16일 열리는 29차 공판에는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노홍인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보건복지부 백 모 사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양측은 정 부위원장을 통해 지난 24~26차 공판에 이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과정 특혜 여부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또 노 전 행정관과 백 모 사무관을 상대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 여부와 국민연금공단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