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 통한 사세확장에 막대한 자금 투입자본총액 그대로… 자본대비 부채비율 496% 달해
  • ▲ 서울 중구 소재 부영빌딩.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중구 소재 부영빌딩. ⓒ뉴데일리경제 DB


    부영그룹이 최근 부동산 투자를 통한 사세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그룹 부채비율과 우발채무 등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영 연결 재무재표상 지난해 기준 자산총계는 14조6270억원이며, 이중 부채는 12조1727억원·자본총액은 2조4543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자본총액 대비로 496%에 달한다.

    문제는 부영 자산규모 증가를 자본총액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실제 2012년과 비교해보면 부채는 2조4877억원 확대폭을 보인 데 반해 자본총액은 2879억원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부영의 자산증가는 곧 부채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 5조1371억원과 당장 현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당좌자산도 1조4426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1년 이내 갚아야하는 유동부채만 1조8038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부영이 피고로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의 현재 총 소송가액은 3492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임대아파트 분양전환가격산정과 관련된 소송정보를 뺀 액수다. 지난해 4월 업계에선 부영의 총 소송가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부영 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4장 '충당부채, 우발부채 및 우발자산'에 따라 공시가 요구되는 정보이지만 이러한 정보가 소송결과에 현저하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시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늘어만 가는 부채비율과 우발채무 부담에도 부영은 최근 부동산 투자를 통한 사세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부영은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빌딩 인수전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당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롯데그룹이 입찰 계획을 철회하면서 부영과 캡스톤 자산운용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매각가는 8000억~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부영은 지난해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관 빌딩과 을지로1가 소재의 삼성화재 사옥을 각 5800억원과 44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는 인천 송도의 포스코건설 사옥을 3000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물론, 빌딩을 인수해 임대사업을 하면 정기적으로 고정된 수익이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동화 할 수 있는 자산이 묶이는 문제가 발생해 우발채무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영이 대규모 부동산을 잇따라 매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나 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이 수반돼 경영이 악화될 경우 계열사 동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영그룹 계열사 중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자본이 잠식된 곳은 4개 기업,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업체가 6개로 부실기업이 총 10개 기업에 달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보증금 등이 부채로 계상되는 특성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자산총계 대비 부채의 비율은 상태가 아주 준수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전환가격산정과 관련된 소송가액 등은 현재로선 정확히 파악된 바 없다"며 "적법한 절차를 따라서 진행된 사안이지만 이와 같은 우발채무에 대한 대응방안은 내부적으로 항상 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기준 부영의 국민주택기금차입금과 임대보증금 부채는 각각 3조3361억원, 5조8179억원으로 총 9조154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