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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해외시장 성적이 수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수년 동안 해외 진출을 강조해 왔지만, 현실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이들은 '한국의 골드만삭스', '글로벌 IB' 등을 지향하고, 거래대금 감소를 경험하며 새로운 사업모델로 해외시장 진출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실적 부진을 보인 지난 6년 동안 해외지점 3곳 중 1곳 이상이 폐쇄됐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14개 국가에 진출했지만 흑자를 내고 있는 지역은 3~4개 국에 그치고 있고, 홍콩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소폭 이익을 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갈수록 시장이 커지고 있는 중국시장 등에서는 여전히 고전 중이다.
이같은 실적부진으로 지난 2011년 이후 5년 동안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지점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해외지점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11년 3월 말로 89곳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1년 말 89곳에서 2012년 말 81곳, 2013년 말 77곳, 2014년 말 69곳, 2015년 말 64곳, 지난해 말 62곳에 이어 올해는 60곳 아래로 떨어진 57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1년 3월 말 당시에는 증권사 16곳이 해외에 지점을 뒀지만 이후 대다수 증권사가 해외지점을 축소했고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해외지점을 모두 없앴다.
업계는 해외 사업이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현재 전략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해외 진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기 때문.
특히 네트워크가 중요한 업계 특성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실적에 치중하다보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점포에 대한 폐쇄결정도 쉽게 내린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별화된 전략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만큼 회사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낮은 브랜드 파워로 여전히 현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을 갖는 것이 해외 진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증권사들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IB 부문을 키워야 하는데 여전히 대부분의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채권 발행, 인수합병(M&A) 주선을 통한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돈이 안되는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니 IB 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또 해외 진출 기간이 짧은 반면 규모 차이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실적도 그다지 좋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를 할 만한 형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꼽힌다.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교해 국내 증권사들의 자본력, 현지 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행이나 보여주기 식의 해외 진출이 아닌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