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줄줄이 실패한 CETP저해제 성공 가능성 높아져경쟁업체 한정적… 상용화 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할 혁신신약으로 성장 전망
  • ▲ 종근당 본사. ⓒ종근당
    ▲ 종근당 본사. ⓒ종근당


    종근당이 개발 중인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가치도 재주목 받고 있다. 상업화가 이뤄진다면 경쟁상대가 한정적이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혁신신약이 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이 개발 중인 이상지질혈증 신약 'CKD-519'는 LDL 콜레스테롤만을 낮추는 기존의 스타틴 계열 약물과 달리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CETP저해제다.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리피토 등 스타틴 계열인데, 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생성되는 것만을 저해한다. 반면 CETP저해제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처럼 혁신적인 기전을 가진 만큼 앞서 다국적제약사들이 개발에 쓴 맛을 봤다. 화이자, 일라이 릴리, 로슈 등 빅파마들이 수천억을 투자했지만 개발에 실패했다.

    대부분 CETP저해제는 개발 초기 스타틴 계열과의 병용 투여 시 이상지질혈증을 조절하는데 있어 뛰어난 효과를 기대하지만, 스타틴 단독 투여와 비교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나 사망률 감소에서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해 임상이 중단된다.

    화이자가 개발 중이던 약물은 스타틴 계열의 '리피토'와 병용투여한 결과 환자의 60%에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리피토와 비교해서도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2006년 임상 3상을 중단했다. 화이자가 투입한 개발비만 8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로슈가 개발하던 약물은 임상학적으로 유의성이 없어 2012년 임상이 중단됐고, 일라이 일리가 개발에 나섰던 약물도 위약 대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서 차이가 없어 2015년 임상을 중단했다.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은 MSD의 '아나세트라핍', 암젠의 'DEZ-001', 종근당의 'CKD-519'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개발속도가 가장 앞선 약물은 MSD의 아나세트라핍이다.

    최근 MSD가 발표한 임상 3상 예비결과는 CETP저해제의 상용화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MSD가 이상지질혈증 환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약 4년간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위약군 대비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 사건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 최종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같은 기전을 가진 종근당의 CKD-519의 개발 성공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종근당이 개발중인 CKD-519는 CETP저해제 중에서도 MSD에서 개발중인 신약과 기전 및 약동력학적 물성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국내에서 전임상과 임상 1상, 장기독성시험 등을 통해 CKD-51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지난해부터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종근당은 1세대 CETP 저해제의 약효를 개선하고 주 1회 투여도 가능한 2세대 CETP 저해제 CKD-508을 개발해 현재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CKD-508의 주1회 용법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복용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MSD의 아나세트라핍에 대한 임상결과가 완전히 공개되면 종근당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종근당은 CKD-519과 CKD-508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