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4년 연속 1위… 현대건설과 '양강' 이어가'잇단 어닝쇼크' 대우건설 등 2그룹, 시평액 하향평준화현대ENG, 2014년 첫 진입 후 수직 상승… 2그룹 '위협'한화·부영 선전에도 굳건한 현대산업개발 등 3그룹
  •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28일 발표된 2017년도 시공능력평가 분석 결과 2014년 업계 '원톱' 자리에 오른 삼성물산이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9년부터 5년간 왕좌에 앉았던 '맏형' 현대건설이 주춤하는 사이 '잘 나가는 동생' 삼성물산이 치고 나간 것이다.

    앞서 2010년 업계 최초로 시공능력평가액 10조원을 돌파했던 현대건설은 2011년 11조원, 2013년 12조원 벽을 차례로 격파하며 '맏형'의 면모를 보였으나, 삼성물산이 2015년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옛 제일모직과 에버랜드의 건설 부문을 흡수하면서 독주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실제로 양사간 시평액 간극은 2016년 6조원대에서 올해 2조원대로 좁혀지긴 했으나, 삼성물산이 사상 최고액인 19조원(2016년)을 기록한 반면, 현대건설은 12조~13조원 사이에서 답보 상태다.

    삼성물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할 뿐 현대건설은 시평액 10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양강' 구도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2009년 이후 9년 동안이다.

    그동안 대우건설(4차례), 포스코건설(3차례), 대림산업(1차례) 등이 시평액 9조원대에 진입하며 'TOP 3'로 재편하려 했으나,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기록한 9조9732억원이 가장 높을 정도로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들어서 '양강'과 2그룹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2그룹은 2010년대 들어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4개사로 분류된다. 시평액 6조~9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실적에 따른 등락만 있었을 뿐이다. 앞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GS건설과 대림산업이 2그룹 내에서 순위가 하락한 바 있고, 최근 중남미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포스코건설도 올해 두 계단 떨어졌다.

    문제는 반복되는 어닝쇼크와 빅배스 등 실적 악화로 전반적인 시평액이 하향 평준화됐다는 점이다. 이들 4개사의 평균 시평액은 2012년 이후 5년간 8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올 들어 7조원대로 떨어졌다. 국내 주택경기가 다른 사업 부문의 부진을 보완하면서 영업성적은 그런대로 이어가고 있지만 시평액 하락까지는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승세가 위협적이다. 2014년 현대엠코와의 합병 이후 처음으로 'TOP10'에 진입한 현대ENG는 지난해 상위 6개사 외에 밟지 못했던 시평액 6조원대 진입하면서 기존 3그룹 롯데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등 3사보다 2년 연속 높은 자리에 앉았다.

    일각에서는 현대ENG이 최근 사업 부진과 흡수합병 여파가 있는 포스코건설을 제치고 2그룹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6위인 GS건설과의 시평액 차이가 2년 연속 1조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하반기 이후 해외 발주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2그룹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2그룹 4개사가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종으로 사업을 벌이는 종합건설사 이미지가 강한 반면, 현대ENG의 경우 아직까지는 해외사업에 보다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명백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3그룹에는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시평액 3조원을 기록 중인 롯데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이 포진됐다. 이들 3사는 2006년 SK건설이 'TOP10'에 진입한 이래 2014년 현대산업개발의 일탈(13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전년도 2000억원대 영업손실로 10위권을 벗어난 바 있다.

    2013년 이후 3조원대 시평액을 기록 중인 한화건설에 이어 올해는 부영주택(3조6747억원)도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앞선 1·2그룹만큼이나 오랜 기간 'TOP 10'에 머물렀던 만큼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의 평균 시평액은 2012년 4조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2015년 5조원대를 넘어서면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편, 올해 시평순위에서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오른 △현대산업개발(10→8위) △대우건설(4→3위) △대림산업(5→4위)은 모두 상장건설사인 반면 순위가 하락한 △포스코건설(3→5위) △롯데건설(8→9위) △SK건설(9→10위)은 모두 비상장사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