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 정기석 한림대평촌병원장 휴식기 갖고 진료 예정
  • ▲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장관(왼쪽)과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장관(왼쪽)과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가로 변신했던 대학병원 교수들이 최근 원래 자리인 대학병원으로 복귀했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전 장관과 차관급의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대표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장 출신으로 이 병원 정형외과 교수인 정진엽 전 장관(62)은 현재 진료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8월 셋째주까지 휴식기를 갖고, 추후 진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임명된 정 전 장관은 17년 만에 배출된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주목을 끌었다. 첫 의사 출신 장관이었던 주양자 전 장관은 도덕성 논란으로 취임 두 달 만에 물러나 사실상 정 전 장관이 제대로 임기를 이어간 첫 의사 출신 장관이다.


    소아 뇌성마비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정 전 장관은 지난 2008년 6월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취임한 뒤 2010년과 2012년 병원장을 3차례 연임까지 한 인물이다.


    복지부 장관으로서도 '소통과 배려의 감성행정'으로 내부 평판이 좋다.

    "소통과 배려 감성행정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보건복지부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회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 의사 결정 방식을 효율적이고 민주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장관 취임 일성이었다.


    취임 후 '조직문화 혁신 출범식'을 개최하며 감성경영에서 감성행정을 이어갔다. 역대 장관 중 내부 구성원을 위해 세심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몇 안 되는 장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물러나면서 "복지부 공무원들이 너무 고생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밖으로는 장관 성과로 포장되나 보건복지 정책은 모두 공무원들이 하고, 나는 거들었을 뿐"이라며 공무원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전 수장인 정기석 본부장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기관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차관급 기관으로 격상된 이후 첫 수장이기도 하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59)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다시 한림대평촌병원에서 진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 전 본부장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 진료에 매진할 것"이라면서 "질병관리본부에 있는 동안 내달린만큼 잠깐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본부장은 평촌 한림대성심병원장을 역임하던 지난해초 질병 콘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 행정 수장으로 깜짝 임명됐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체계 쇄신 요구가 높아지자 호흡기 감염 분야 전문가인 정 본부장이 임명된 것. 그동안 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졌던 전례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인사였다.


    정 본부장은 전문기관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은 이로 평가된다.


    정 본부장은 2012년부터 평촌 한림대성심병원을 이끌면서 남다른 조직관리와 추진력으로 의료계에서 호평을 받던 인물로 늘 소통을 조직의 화두로 삼아왔다.


    질병관리본부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위기소통 강화를 주창한 정 전 본부장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위기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풍부한 대내외소통을 가능하도록 했다.


    정책홍보 수혜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감염병 신고·상담을 위한 '1339콜센터'와 카카오톡을 이용한 문자상담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정 전 본부장이 기관의 신뢰를 다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등장한 파격적인 기관 광고는 큰 주목을 끌기도 했다.


    충북 오송 KTX 역사에 '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라는 문장 속 글자를 뒤집거나 순서를 바꿔단 전광판 광고가 그것. '국민 절반이 모르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셀프디스 형식의 이색 카피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공무원 출신 본부장이 기관을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었지만 정 본부장이 기관의 신뢰를 다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며 "정 본부장이 있는 기간 동안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의사 출신 정부 산하기관장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승택(전 충북대병원장)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전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장),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차의과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