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졸업유예자 2만5246명, 3년새 3배 증가등록금·사교육비 더 써도 재학생이 취업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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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난으로 인해 대학 4학년의 '졸업유예'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이달 말 대부분 대학이 2학기 개강을 앞둔 가운데,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둔 '예비졸업생'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취업난으로 일자리 찾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정작 대학을 떠나면 대졸 취업준비생으로 구직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졸업유예'를 두고 상당수가 고민에 빠진 것이다.
또한 졸업을 유예한다면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도 '대학 5학년'을 마다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2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대학 졸업유예자는 2011년 8270명에서 2014년 2만5246명으로 3배가량 증가, 지난해 2학기에는 1만7744명이 학교를 떠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졸업유예 제도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전국 100여개교는 유예생에게 졸업 연기를 대가로 등록금 일부를 징수하고 있지만, 예비졸업생은 학비를 내면서까지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취업 고민'이 가장 큰 요소로 손꼽힌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대학 졸업예정자 4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5.1%는 졸업유예를 결정했다고 답했고, 유예 선택에 대해선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할 거 같다'는 의견이 61.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졸업유예를 고민 중인 김모씨(25·여)는 "취업이 어려워 졸업 유예를 고민하거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 졸업 유예를 고민 중인데, 유예하게 되면 취업을 위한 어학 공부와 자격증 취득에 몰두할 계획이다. 취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각박해진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20대 후반의 한 대학생은 "졸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 취직 등 준비로, 졸업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졸업 이후 취업 준비에 나서는 것보다, 졸업을 늦춰 대비하는 것이 평범해질 정도다. 주변에 시기에 맞춰 바로 졸업하는 '칼졸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예비졸업생의 사회 진출을 늦추는 요인이 된 것이다. 특히 당장 대학을 떠나지 않더라도 '대학생' 신분을 유지한다면, 취업에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졸업자가 아닌 대학 재학생만 선발하는 전형을 별도로 두기도 한다. 대부분 기업의 경우 '기졸업자 및 졸업예정자 채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졸업자보다는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게 기회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백기를 최소화하려는 방편으로 졸업을 미루는 케이스도 있다. 기업들은 대학 졸업 후 오랜 공백기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집요하게 파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압박 질문을 방어할 수단을 마련함과 동시에, 졸업유예 기간 스펙을 쌓아 졸업 후 바로 취업한다는 것도 계획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업 준비 등으로 휴학에 이은 졸업유예는 결국 취준생의 입사 시기가 늦춰지고 이로 인한 경제활동 기간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이 채용 규모를 확대하지 않는 이상 '5학년 대학생'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학생 신모씨(23·경기 군포시)는 "대학 재학 중 인턴 등 사회 경험을 하다보면 휴학을 해야하고, 이로 인해 1~2년은 졸업을 늦게하게 된다. 남자의 경우 군 복부 등을 감안하면 20대 후반에 마무리한다"고 토로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졸업을 연기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학비 지출, 취업 사교육비 등으로 리스크가 있고 대학 잔류로 인해 소요되는 전체 규모를 보면 연 2514억원으로 막대하다. 졸업유예로 어영부영 수개월을 낭비할 바에는 졸업 후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돌입, 이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