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부동산 규제에 급격한 투심악화…2400선 붕괴증권가 "조정국면 본격 돌입…과세회피 물량 쏟아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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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2500선 돌파를 넘보던 코스피가 폭탄을 맞고 급강하했다.

     

    불과 하루 만에 세법 개정과 강력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투심이 크게 위축되며 어렵게 도달한 2400선을 한순간에 내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78포인트(1.68%) 하락한 2386.8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개장부터 하락 출발해 오전부터 하락세가 확대됐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한때 237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외국인은 4000억원 이상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7월까지 큰 우려 없이 강세를 이어온 시장에 순식간에 공포심리가 확산된 것은 지난 2일 증시에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세법개정안 후폭풍이 거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2017년 세법개정안' 가운데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부분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확대 ▲배당소득증대세제 폐지가 투심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분석한다.


    특히 대주주 기준이 3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상장기업의 경영진과 관계자뿐 아니라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까지도 상당수 과세대상으로 편입된다는 점에서 증시에서 '큰 손'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주주 기준은 낮아지고, 양도소득세가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고액 자산가의 직접투자 축소로 연결된다는 것이 업계 관측으로, 이미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과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기업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냈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지수는 전일대비 4% 이상 급락했다.


    여기에 부동산 대책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건설주 역시 4% 이상 떨어지며 타격을 입었다.


    부동산 과열 억제정책에 따라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건설주들의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건설주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동산 대책으로 날개가 꺾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코스피는 2일 단 하루만에 악재가 겹치면서 2400고지에서 보름만에 다시 내려왔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힘들게 분위기를 돌려놓은 증시에 규제가 한순간 찬물을 끼얹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최근 고조되고 있던 외국인의 이탈 우려가 이번 규제로 인해 현실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지만 한편으로는 정부발 규제일변도 정책이 차익실현 타이밍을 노리던 외국인에게 스스로 빌미를 제공했다는 푸념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코스피가 '조정국면'시기에 확실히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하반기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IT를 비롯해 그동안 이익이 가장 커진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부터 대주주요건이 낮아지면 올해 중 과세 회피를 위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