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노동청, 노동법 위반 270건 적발… 근로기준 위반 216건·산재은폐도마방 88%인 28곳 연장근로 한도 남겨… 노조 "즉시 경기 중단해야"
  • ▲ 공공운수노조와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유가족이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렛츠런 부경의 경영진 처벌과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공공운수노조와 마필관리사 자살사건 유가족이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렛츠런 부경의 경영진 처벌과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렛츠런 부경)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6월28일부터 7월28일까지 한달간 고용노동부 부산지방노동청(부산노동청)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노동법을 어긴 사례가 총 270건이나 됐다. 노동계는 "렛츠런 부경에서는 일상적으로 불법이 저질러 졌다"고 꼬집었다. 렛츠런 부경은 최근 2개월 사이 마필관리사 2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기도 하다.

     

    4일 부산노동청이 밝힌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법 위반 사례 270건 중 근로기준법 위반이 216건으로 가장 많았다. 렛츠런 부경의 조교사들은 근로계약서 사업장 미비치부터 연차수당 미지급, 통상임금 미지급 등 법이 정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 특히 마방 총 32곳 가운데 28곳이 법정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측은 "그동안 제기해온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이번 근로감독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은 22건이 적발됐다. 마사회가 19건, 조교사가 3건이었다. 조교사의 위반 사례 중 2건은 산재은폐(미보고)였다.

     

    공공운수노조는 "원하청에서의 안전보건관리는 원청의 책임이 상당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원청의 노력이 수반돼야만 안전한 작업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그동안 원청인 마사회가 각 마방과 마필관리사에 대해 시행한 산업재해 예방, 재발방지대책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근로감독만으로는 렛츠런 부경의 근로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고, 고용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아울러 "즉각적인 작업중지 명령이 필요하다"며 "당장 이번 주말 경마경기부터 중단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연이은 동료의 죽음으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들이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5월 박경근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마사회의 책임회피와 버티기로 인해 2개월여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면서 지난 1일엔 이현준 마필관리사도 유명을 달리 했다"며 "이제는 향후 발생할지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사회에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과 진정한 사죄를 촉구했다.  

     

    한편, 마사회는 이현준 마필관리사 사망 이튿날인 지난 2일 입장자료를 내고 "막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유가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며 "렌츠런 부경에 대한 특별감사를 신속히 진행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재발방지대책 수립·시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일환으로 마사회는 오는 5일자로 최원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지역본부장과 박정진 부산경마처장을 직위 해제 및 인사부 대기 발령 조치키로 했다. 신임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고중환 서울본부장이, 부산경마처장은 김용철 부산경주자원관리부장이 겸임한다.

     

    마사회 관계자는 "렛츠런 부경 소속 마필관리사 현안 관련, 원활한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운수노조 요구에 따라 마사회 측 협상 관계자에 대한 인사 발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