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 대책 마련에 고심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 가격, 최대 10배 폭등… 회복되려면 3~4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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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전세계 바닐라 가격이 10배 가량 폭등하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 주요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대부분 바닐라 가격이 폭등하기 전 어느 정도 확보해 놓은 재고 덕에 당장 생산이나 가격 등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바닐라 가격 폭등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롯데제과 '
월드콘, 더블비얀코, 조안나', 롯데푸드 '빵빠레, 돼지바', 빙그레 '엑설런트, 투게더', 해태제과식품 '부라보콘' 등 각사 대표 제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아이스크림 제품에 바닐라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바닐라 원재료를 비축해 놓은 물량이 있고 원재료 상승분에 대한 부담은 본사가 계속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대부분의 아이스크림 제품에 바닐라가 거의 들어가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바닐라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떨어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게 사실"이라며 "국제 바닐라 가격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바닐라 천연향을 인공향으로 바꾸는 등 원재료를 대체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격에 민감한 서민 소비재 중 하나인 아이스크림 특성상 섣불리 가격 인상을 올릴 수 없는데다 원재료를 대체할 경우 제품 고유의 맛과 품질도 자칫 달라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아이스크림·빙과 시장은 매년 축소되고 있어 업계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지난 2012년 1조97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4년 만에 40%가량 쪼그라들었다. 커피와 차 음료 등이 시장을 키워가면서 아이스크림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이 매년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무작정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시장 분위기상 어렵다"며 "그러나 언제까지 본사가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감내할 수도 없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세계 바닐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가 올해 초 사이클론 피해를 당하면서 바닐라 국제 가격이 최근 10배 이상 폭등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네슬레는 올해 바닐라가 주 원료인 아이스크림 가격을 2.5% 올렸고 다른 해외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서 제외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는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당장 타격은 받지 않았지만 국제 
바닐라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3~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 말께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가시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