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대화 등 성장가능성 높은 항암제 시장 공략 적극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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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R&D투자 핵심키워드로 '항암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주요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항암제 개발에 일찌감치 뛰어든 회사로는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이 꼽힌다. 한미약품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한미약품이 면역항암치료와 표적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PENTAMBODY)를 보유했다는 점이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항암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거나 공동개발에 나서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은 자체기술력을 확보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공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기술력을 도입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으로부터 경구용 항암제 기반 기술인 오라스커버리(HM30181A)를 도입한 미국 아테넥스(구 카이넥스)는 지난 6월 나스닥에 신규 상장했다.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아테넥스에 새로운 투자가 유입되고, 양사의 항암제 공동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기반기술로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 7년여의 연구 끝에 항암제의 경구 흡수를 막는 P-GP(P-glycoprotein)을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오라스커버리'라고 이름 붙였다.
두 회사는 오라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4개의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그 중 개발 진도가 가장 빠른 유방암 치료제인 '오락솔'(HM30181A+파크리탁셀)은 현재 남미 8개국에서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 3종의 항암제 중 오라테칸, 오라독셀은 임상1상 중이고, 오라토포는 임상1상 허가를 받은 상태다.
보령제약도 항암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령제약이 지난달 바이오 벤처기업 바이젠셀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바이젠셀은 T세포 입양면역치료제 생산기술을 보유한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 가톨릭대 제1호 기술지주 자회사다.
바이젠셀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 플랫폼 기반의 림프종(NK/T세포) 대상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올 4분기 림프종 면역항암제 국내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소제약사들도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화제약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세계 최초 마시는 파크리탁셀 항암제인 리포락셀의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신청을 완료했다.
리포락셀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국내에서 진행성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 2016년 9월 진행성 및 전이성 또는 국소 재발성 위암 환자에 대한 국내 시판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의 경구용 파크리탁셀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직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보험약가 협의가 진행 중이라 국내에 시판은 되지 않고 있다.
대화제약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시험이 FDA로부터 승인되면 재발성 및 전이성 유방암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기존 파크리탁셀 주사제와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할 예정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항암제 시장규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2.5% 성장률을 보이며 과거보다도 빠르게 성장 할 것으로 전망돼 그 어떤 치료제 보다도 미래에 대한 성장성이 밝은 시장으로 판단된다"며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제약사와 바이오회사들이 암정복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