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화그룹 우주사업 통합 브랜드 첫 발김동관 부회장, 스페이스 허브 TF 팀장 맡아 5년 간 불복 심판 청구 기각 → 브랜드 사용 제약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급 초저궤도(VLEO) 초고해상도(UHR)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의 실물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급 초저궤도(VLEO) 초고해상도(UHR)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의 실물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 그룹의 우주사업 통합 브랜드인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상표권을 얻기 위해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1년 스페이스 허브 출범 직후부터 상표권 취득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으나 5년 째 위성통신 영역에서 기존 선등록 상표와 충돌을 넘지 못하자 사법부의 판단을 받기로 한 것이다. 향후 한화가 위성 통신 장비 및 네트워크 사업을 확장할 경우 스페이스 허브 통합 브랜드 사용에 제약이 없도록 법적 권리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스페이스 허브 vs. 허브 스페이스 유사성은?

    19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6일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지식재산처에 소 제기 통보를 마쳤다. 5년 간의 상표권 분쟁이 최종단계인 법적 공방까지 이른 것이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상표의 동일·유사성 판단에 있다.

    특허심판원은 제9류 위성수신기·위성통신장치 등 장치류 상품에 대해 기존 등록상표인 'HUB SPACE'와 'Space Hub'가 배열 순서만 다를 뿐 호칭과 관념이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위성수신기, 위성통신장치, 인공위성 수신·송신용 장치 등 통신 장치류 상품 역시 선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거래상 혼동 우려가 있어 유사하다고 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이스 허브'는 '우주의 중심지'로, '허브스페이스'는 '중심 공간' 정도로 인식돼 각기 다른 관념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배열 순서가 달라 일반 수요자가 호칭을 혼동할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원은 "영문자 'SPACE'와 'HUB'의 위치를 단순히 앞뒤로 바꾼 것에 불과하고, 배열 순서 변경만으로 새로운 관념이 창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 상표는 호칭과 관념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 출원상표의 지정상품 전부와 선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중 '음향·영상 또는 데이터의 기록·전송·처리 및 재생용 장치, 상호접속장치용 단말기, 전기통신기기'는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표법 제34조 제1항에 근거해 타인의 선등록 상표와 지정상품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이 거절됐다. 'HUB SPACE' 상표권은 주식회사 다훔이 2032년까지 갖게 된다.

    스페이스 허브는 국제등록상표 제1603890호 'SPACE HUB'와도 상표권 충돌했다. 독일 기업 Exit Games GmbH는 소프트웨어와 원격통신 서비스 등을 지정상품으로 해당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한화는 선등록 상표와 동일성이 지적된 지정상품을 삭제하고, 상표권의 범위를 제38류 '원격통신위성 운영업(S0601)' 단일 품목으로 한정해 상표권을 확보했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페이스 허브 ⓒ한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페이스 허브 ⓒ한화
    ◆ 김동관 부회장, 스페이스 허브TF 총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이스 허브 상표권 확보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의 우주 산업 그 자체다. 한화의 현재가 방산이라면 미래는 '우주'에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2021년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그룹내 흝어져있던 우주 인력을 한 곳으로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의 위성통신 및 탑재체 역량, 쎄트렉아이의 소형위성 기술, ㈜한화의 무기체계 기술 등이 스페이스 허브라는 이름 아래 통합됐다. 

    김 부회장은 스페이스 허브 TF 팀장을 맡아 직접 전략을 총괄했다. 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 사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이사로 전환하던 시점이다. 당시 김 부회장은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일부 상표권 출원으로 발사체 ·위성 제작 및 일부 서비스에서는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위성 통신 장비·통신기기 영역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가 위성 기반 네트워크 사업을 확대할 수록 통합 브랜드의 법적 사용 범위에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출원에 성공한 '스페이스 허브' 상표권을 한화그룹과 한화시스템에 각각 권리를 일부 이전했다. 향후 브랜드 활용 범위를 그룹 내 우주사업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서는 협력업체 관리부터 동체·전기장치 조립 등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총괄했다. 또 한화시스템은 제궤도 위성통신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한화그룹의 우주전략은 발사체와 위성 제작을 넘어 통신, 데이터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제주 서귀포시에 연간 100기 위성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위성 생산시설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축구장 4개 크기인 약 3만㎡ 부지에 연면적 1만1400㎡ 규모로 조성된 생산기지로 올해부터 위성 양산이 본격 이뤄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이곳을 찾아 "우주로 가는 것은 한화의 사명"이라며 "한국이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오르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우주 사업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