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VR 등 디지털 사이니지 도입…업계서도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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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션이 지난 8월 AR 기술을 접목해 선보인 '불스원' 옥외광고. ⓒ이노션
이노션이 신기술을 접목한 옥외광고를 통해 최근 침체 중인 옥외광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옥외광고 시장 규모는 약 1조5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 총광고비 10조9234억원의 9.2% 비중이다.
이명환 한국전광판협회 부회장은 "최근 옥외광고 업황이 많이 좋지 않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옥외광고업계는 최근 3년간 매년 3~5%씩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이어 그는 "최근 백판 광고물이 많다"며 "'옥외광고 문의'라고 (써있는) 광고주 구하는 광고들이 많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노션은 옥외광고에 신기술 접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노션 옥외광고팀 관계자는 "비어 있는 매체가 많다고 해서 옥외광고 시장이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옥외 매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지금은 전체적으로 공급 못지 않게 수요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낙관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1기 생기면 기존의 인쇄광고 매체 10개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란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gital information display, DID)를 이용한 옥외광고로, 포스터·안내판· 간판 등 기존의 아날로그 광고판을 디지털로 교체한 것을 뜻한다.
이노션은 지난 8월부터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몬테소리 빌딩 옥외 전광판에 '불스원'의 주요 제품 광고를 날씨 정보와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기법으로 운영했다. 이러한 도전은 업계 내에서도 호평을 불러일으켰다는 후문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제일 먼저 관련 업계에서 문의가 많이 오고, 기존 광고주 외에도 새로운 방식의 옥외광고에 관심이 많은 광고주들에게 연락이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외에도 이노션은 듀얼플렉스 기술을 활용한 아반떼 스크린도어 광고, 롯데월드에 최초로 상업 가상현실(VR)을 적용한 기아차-니로 광고, 나이키 빔버타이징 광고 등의 옥외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빔버타이징은 빛을 뜻하는 '빔(beam)'과 광고를 뜻하는 '애드버타이징(advertising)'을 합쳐 놓은 신조어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형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건물 외벽에 영상을 쏘아 광고를 하는 새로운 광고기법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도 "2010년 이후 옥외 광고에 증강현실(AR), 와이파이(AP), 비콘(Bluetooh) 등의 최신기술을 도입한 매체는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요즘 시대에는 디지털을 접목해 보다 효과적인 매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은 디지털광고물 관련 규제가 상당히 엄격한 편이라 이러한 신기술 도입이 쉬운 것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했던 '디지털 사이니지 특별법'이 무산된 여파가 큰 탓이다.
미래부가 추진했던 디지털 사이니지 특별법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해 관리되던 디지털 사이니지를 특별법에 따라 사업자의 자율 심의에 의한 사후 규제로 변경 되는 등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춰 제정됐었다. 특별법은 빛 공해, 도시 미관 손상 등을 우려한 행정안전부와 국민 여론에 밀려 좌초됐다.
이노션 관계자는 "기존의 규제는 오랫동안 지속돼온 것이기 때문에 '불스원' AR 광고 사례처럼 규정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광고를 계속 시도해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차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홍규 옥외광고협회 사무총장은 "4차산업혁명이라고 해서 디지털화로 많이 변경되는 추세"라며 "관계 법령의 제한 때문에 확산은 아직 안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화되어갈 조짐은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