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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붙어있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광고문.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가계부채·부동산대책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대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부가 금리인상에도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6개 시중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에서 가계의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만해도 35%대 수준이었다.
이후 부동산 호황으로 주담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담대 비중은 지난해 말 4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지난 1분기 39.94%, 2분기 39.89%를 지나며 조금씩 떨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전체 원화 대출에서 가계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1.96%, 42.01%를 기록, 전 분기 대비 각각 0.61%p, 0.55%p 감소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지난 8·2부동산대책과 이번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영향이 실제 은행대출 실적에 반영되고, 정부의 추가 대책이 이어지면 은행들의 전체 대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올라갈 때 가산금리도 함께 올리며 순이자마진 상승효과를 극대화해왔으나, 지난 27일 정부는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등을 모아놓고 합리적 이유 없는 가산금리 상승 자제를 경고했다.
또 주담대 회피를 위한 편법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공정한 끼워팔기 영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가 자본규제를 예고하고 있어 은행들은 크게 늘렸던 주담대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금융위는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오는 12월까지 금융권별 자본규제 등을 전면 재점검해 가계대출에 쏠리는 자금흐름을 정비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