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지분 85.3% 인수 결정…시장 우려 확산박인규 회장 검찰 조사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투명'불확실한 수익성…주가 연일 하락, 목표주가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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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직면해야 할 리스크가 산적인 데다, 주식까지 뚝뚝 떨어지고 있어 구색만 갖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를 4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3월 중 최종 인수가 완료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 5조원, 자기자본 7000억원, 임직원 760여명이 재직하고 있는 중형 증권사로, 최종 인수가 완료될 시 DGB금융의 총자산 규모는 68조2080억원에서 75조원 수준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번 하이투자증권 인수 결정으로 금융업계는 적잖이 놀란 눈치다.
DGB금융의 수장이자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인규 회장이 3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뤄진 초강수 투자이기 때문이다.
DGB금융 내에서는 이번 사건이 대구은행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증권사 인수와는 영향이 없다고 대외적으로 외치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타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통과된다 해도 하이투자증권의 불확실한 수익성과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이러한 우려는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1만원대를 기록하던 DGB금융 주가는 지난 1일 한국거래소의 공시 요구에 의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직후 3일, 10일을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한 지난 8일에는 9810원으로 떨어졌다. 9일에도 전일 대비 4.59% 하락한 9360원을 기록했다.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이투자증권의 부진한 경영실적을 고려할 때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하다"며 "주가가 연이어 하락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편한 심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경우 규모의 경제효과보다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DGB금융에 대한 목표주가를 1만3000원에서 1만15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조정했다.
KB증권도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도 각각 1만6000원, 1만4900원에서 1만4000원, 1만2300원으로 내렸다.
낮은 수익성과 자금조달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낮은 수익성은 비용 효율화와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고, 인수금액이 비싸지 않은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