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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받으려는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우리는 ‘코스트(비용)’가 많이 든다. 그러나 기존 은행권이 기업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 해줬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저희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닐까 한다. 금융이 ‘핏줄’ 역할을 한다고 볼 때 ‘동맥경화’를 뚫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3일 오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 발행어음 업무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이날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사의 초대형IB 운영 및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먼저 발행어음 업무를 통한 자금 조달액 목표로 올해 안에는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감안해 말잔 1조원, 내년에는 4조원, 3년차(2019년)는 6조원씩 늘려 2020년까지는 최종적으로 8조원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 운용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1년 6개월까지 순차적으로 50%까지 늘리도록 유예를 뒀으나 가능하면 초기에 50%를 초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모험자본 투자는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부동산자산은 30% 이내, 1개월‧3개월 100% 유동성 비율을 준수해 운용한다고 밝혔다.
모험자본 투자 방식으로는 ▲Pre-IPO투자를 비롯해 초기 성장기업에 대한 에쿼티, 메자닌투자 추진 ▲A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기업·회생기업 자금 지원 ▲M&A 인수금융 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전액을 중소,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는 없고 초기에는 Pre-IPO 기업의 사모사채를 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투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도 안 되는 기업들에게 일정 기간 자금을 대 주고 고비를 넘기는 사례를 봐 왔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무 허용 입법예고 후 준비TFT를 꾸려 올 6월부터 종합금융투자실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준비해 왔다.
현재 부서장 1명, 수신 및 기획 담당인력 5명, 운용인력 6명으로 총 12명 규모의 종합금융투자실은 향후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 조달시 20명 이상으로 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발행어음 인가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특히 현재 수수료 영업에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수익 구조가 향후 3년차 이후 수수료 70%, 운용수익 30%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발행어음 업무는 내달부터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장은 “금융투자협회에 약관 심사 신청을 들어갔다”며 “약 열흘간 규정상 심사기간이 필요한데 약관 심사가 끝나면 다음날부터 바로 발행어음 판매 업무가 가능하므로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유 사장은 초대형IB의 신용공여 한도를 100%에서 200%로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이 안 됐다고 업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 한도내에서는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대출 한계가 있어 약간 ‘절름발이’가 될 수 있는 우려는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기만을 학수고대 중”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으며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만 인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