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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 악화로 카드사들이 관리비와 같은 제반 비용을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분기 말까지 전업 카드사 8곳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1조363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4.0%, 2217억원 감소했다.
특히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427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나 줄었다.
올들어 카드사들의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증가했지만, 각 카드사의 계열사 이익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보면 순수 카드사 이익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체계 손질로 카드사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수수료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
카드사들의 수익은 크게 대출 상품 등을 운용해 받는 이자이익과 가맹점 및 각종 금융 상품에서 나오는 수수료이익이 있는데, 이 가운데 수수료이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계 전업 카드사 4곳의 수수료이익만 봐도 올들어 3분기까지 4067억원을 벌어 전년동기보다 6.4%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 3분기에 누적 기준이 475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이익이 제자리 수준이나 다름 없는 현실이다. -
이에 카드사들이 일반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축소하는 모양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일반 관리비는 3분기 누적 기준 2조41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전년도의 같은 기간 증가율이 1.6%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별로 보면 사정이 다르다.
7개 카드사 중 4곳이 일반관리비를 줄이거나 전년도보다 크게 늘리지 않았다.
일반관리비는 회사마다 공시 기준 차이가 있을 수 있어도 일반적으로 회사 운영에 필요한 직원 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통신비 등 각종 고정 비용 항목이 포함되기 때문에 매년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일반관리비를 축소했다는 것은 카드사들이 새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실적 누수를 막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517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감소했다. 지난해 증가율이 3.8%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카드는 올들어 5381억원을 써 같은 기간 0.5% 줄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년도보다 일반관리비가 각각 13.4%, 5.8% 늘었다.
대신 우리카드의 경우 증가폭이 7%포인트 가까이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됐고, 하나카드는 지난해 관리비를 전년대비 15.9% 줄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리지 못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반관리비에는 마케팅비용에 부수적으로 필요한 각종 제반 비용도 포함되는데, 자사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를 접목한 분석적인 기업 문화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은 아이디어를 적용했다"면서 "앞으로 더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