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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건설의 3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신세계건설 측은 내부거래가 줄어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의 홀로서기가 아직은 불안해 보인다. 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외부사업 매출비중 확대에 팔을 걷었지만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순이익은 동반 하락했다. 신세계건설 측은 스타필드하남·고양 등 그룹 내부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2932억원·영업이익 115억원·순이익 101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4%·29.0%·63.4% 감소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 역시 감소했다.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18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0.8% 감소한 8563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25억원으로 전년동기 469억원 대비 절반 이상인 52.0%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373억원 대비 64.6% 줄어든 1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분기보고서가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후 신세계건설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전날 2만815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공시 당일 2만7550원에 종가 마감됐고, 21일 현재 2만6300원까지 떨어졌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경우 큰 공사건이었던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에 대한 매출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보인 반면 올 3분기에는 이에 대한 매출 증가분이 빠지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규모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조438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국내외 계열사에서만 82% 일감이 발생했으나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신세계건설의 매출 20%를 책임져 주던 이마트가 당분간 출점을 자제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스타필드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종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달리 전국 방방곡곡에 출점시킬 수 있는 영업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 출점에 시간이 걸린다. 실제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 공사를 마무리 했지만 스타필드 추가계약은 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신세계건설이 수행하는 그룹 내부물량은 △부천옥길 △위례신도시 △부산명지 △연산동 4개 이마트뿐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올해 그룹 내 큰 공사가 마무리된 영향과 함께 외부공사 확대 노력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 16% 수준이었던 외부공사 비중이 약 2배가량인 30% 수준으로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신세계건설의 외부수주 비율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반대로 올해 상반기 신세계건설이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거래해 발생한 내부공사 비중이 70%를 차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을 내렸다. 400억원 규모 기업어음 발행과 금융기관 300억원 신규차입을 결의, 기존 15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을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실적은 물론 누적실적 역시 감소한 신세계건설이 이자지출이 수반되는 700억원의 빚을 추가로 진 가운데 차입목적을 '운영자금 조달'이라고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 관련 외부공사 확대의 일환으로 부지매입과 회사 운영에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아직 구체적인 결정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업부지 매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발 가능성이 있는 부지를 관심 있게 보고,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확정된 부지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박신영 연구원은 "내부거래를 줄이고 자체적으로 외부거래를 늘리려다 보니 외형이 축소도"면서 "단기적인 축소인지 여부와 향후 외부거래 확대 가능성 등에 대해 평가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