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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들이 체크카드 고객 몰이에 열을 올리면서 정작 장애인을 위한 상품 발급은 불가능해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업점이 없는데다 점자카드도 갖추고 있지 않아 장애인들에게는 인터넷은행의 체크카드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은 현재 점자카드 등 장애인의 체크카드 발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프라인 영업 채널이 없다 보니 직접 가서 만들 수도 없어 발급 자체가 더 어려운 점이 있다.
온라인과 전화 등에 의지해 금융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 유형에 따라 계좌 개설부터 카드 발급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카드번호·유효 기간 등 주요 카드 정보가 음각 또는 양각으로 새겨져 있지 않아 케이뱅크 체크카드와 대비된다. 케이뱅크는 카드 소지자의 주요 정보가 양각으로 표시돼 있다.
시각 장애인이 어렵게 카카오뱅크의 계좌를 개설해 카드를 소지하더라도 다른 상품과 구분해서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음성 지원이 가능한 스마트폰이라면 시각장애인도 계좌개설이 가능하지만 점자 체크카드는 없다"며 "별도로 음각·양각이 체크카드에 새겨지지 않아 사실상 장애인들은 보호자 도움 없이 사용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각종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눈길을 끄는 캐릭터를 입혀 고객 몰이를 하면서 정작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는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최근 금융당국이 전업 카드사와 겸영은행에게 장애인을 배려한 카드상품을 발급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의 방침에도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장애인 금융 이용 제약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자필서명이 불가능한 시각·척수장애인 등을 위해 신용카드에 대해 자필서명없이 발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신용카드를 취급하는 금융사에게 대표 상품에 한해 올해 연말까지 점자 카드 등을 구비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농협은행, SC제일은행, 경남은행 등 일부 겸영은행과 전업 카드사가 점자 카드를 취급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를 취급하는 금융사들이 의무적으로 점자 카드 등을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연말까지 전업 카드사 등이 대표 상품에 한 해 점자 카드를 내놓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