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전망이 압도적 다수 차지

  • 작년 6월 이래 1년 5개월간 이어져 온 기준금리의 사상 최저 행진이 끝날 것인가.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에 국내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30일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1.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최근 국내 경제연구소장과 교수, 은행장, 해외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 등 경제전문가 10명을 선정해 설문 조사한 결과 8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준금리 변동 자체가 작년 6월 이래 처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예고한 지 5개월 만이다.

오랜 기간 내려가기만 했던 기준금리가 이제 방향을 바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1.50%로 올라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장기 저금리로 쌓인 금융 불균형을 털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위한 시동을 거는 데 의의가 있다.


금융시장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을 한은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인상을 먼저 반영했다.

오히려 금리가 동결되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따라서 관심은 앞으로의 금리 인상 속도에 쏠린다.

금융시장에서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2회 더 올라서 연말에 연 2%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미국은 내년 3회 인상 계획이다.

직전 금리 인상기에는 2010년 첫 금리 인상 후 4개월 만에 추가 인상했다.

금통위원 7인이 만장일치 결정을 내릴지도 관전 포인트다.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금융시장 분위기는 느긋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장일치라고 해도 이 총재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하며 시장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경기 상황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세계경기 회복이라는 순풍을 타고 예상보다 훨씬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2%)에 미달하고 있어 경기과열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란 논리는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수출 주도 성장의 온기가 아직 퍼지지 않아 체감경기는 지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금리 인상이 빚 많은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