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여유자금은 고금리 상품 찾아 이동이번주 부터 수신금리 인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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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신호탄으로 금리 상승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자금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은행을 비롯한 각 금융회사는 기준금리 인상 직후 발 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시중 부동자금 유치에 나섰다.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부동산시장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도 관심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조만간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등 대부분 금융회사가 이번 주부터 예금과 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한은 기준금리에 더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신금리부터 상승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의 금리를 최고 연 4.7%로 0.2%포인트 인상했고 정기예금인 '위비수퍼주거래예금'은 0.30%포인트 올려 최고 연 2.1%를 적용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들의 조달비용 상승을 뜻하므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최근엔 은행 대출금리의 기본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약간 떨어졌지만 이런 현상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출되는 코픽스가 상승하게 되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현지시간으로 다음 달 12∼13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추가인상이 이뤄질 경우,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위축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부동산시장에 흘러들었던 투자자금의 '탈출'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가 이어진 데다 내년 금융권이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체적 상환능력심사제) 등을 도입하면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향후 금리상승으로 시중 투자자금의 대대적인 이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과 인터넷은행은 물론 보험이나 저축은행,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받은 증권사 등이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자금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 등의 형태로 떠도는 시중 자금은 9월 말 현재 1069조5715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