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천대 수주 때 한국공장 설립… 점유율 5~10%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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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법인 설립 발표회에서 히타치의 사토 히로시 빌딩시스템 사업부문 CEO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법인 설립 발표회에서 히타치의 사토 히로시 빌딩시스템 사업부문 CEO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미쓰비시, 도시바와 함께 일본 3대 엘리베이터 생산업체로 꼽히는 히타치(HITACHI) 제작소가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를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 돌입했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엘리베이터 판매·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국법인이다.

     

    자본금은 43억2000만원으로 히타치빌딩시스템에서 40년 이상 근무한 가타야마 쓰네아키씨가 회장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출신의 송승봉 씨가 대표이사 사장를 각각 맡았다.

     

    히타치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승강기 발전에 한번 더 기여할 것"이라며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사토 히로시 빌딩시스템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한국인 경영자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채용을 할 계획"이라며 "판매·조달·설치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봉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은 "(히타치는) 고장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며 "승강기 산업이 급격히 성장한 한국 시장에서도 빠른 시간안에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설치에 있어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데, 우선적으로 일본 히타치의 기술 인력들을 한국에 파견해 기술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자체적으로도 인력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유지·보수에 있어 기존 국내 업체들은 협력사를 많이 쓰는데, 트레이닝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히타치는 되도록 직영으로 운영함으로써 좀 더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사업 입찰 참여' 의사도 분명히 했다. 지난 2014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현대차는 지하 7층~지상 105층(569m)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더 높다.

     

  • ▲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송승봉 대표이사 사장.
    ▲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송승봉 대표이사 사장.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점에서 엘리베이터 입찰을 두고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송승봉 사장은 "히타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 신사옥 건립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입찰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지만, 지금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히타치의 최대 강점은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6월엔 중국 광저우시에 위치한 지상 111층, 530m 짜리 빌딩인 CTF파이낸스센터에 초속 21m의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연간 수주 목표로 일단 500대를 잡았다. 나가시마 마코토 글로벌 승강기사업부 아시아·중동 사업 총괄본부장은 "가능하면 빨리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싶고, 수주 대수도 높이고 싶다"면서도 "내년 500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목표는 5~10%"라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1984년 설립된 현대엘리베이터가 1위 사업자로, 지난 6월말 기준 시장점유율 43.1%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어 업계 2위는 독일계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25.9%), 3위는 미국계 오티스 엘리베이터(11.7%)다.

     

    나가시마 마코토 본부장은 "현재는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오티스 등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 파고들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연간 수주 1000대 수준 이상이 되면 한국 공장 설립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거점 공장이 마련될 때까지 고속은 일본에서, 중저속은 중국에서 부품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히타치의 부품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고, 한국 수준에 맞는 제품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고속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중저속에서도 영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한국 시장에선 전분야에 대응하려고 한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일단 아파트 승강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히타치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8년 오티스의 전신인 LG산전과 기술 제휴를 맺으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히타치는 서울프라자호텔, 한국증권거래소, 롯데쇼핑센터, 대한생명 빌딩, LG본사 빌딩, 한국무역센터 빌딩 등에 엘리베이터를 공급했다. 그러다 1999년 LG산전의 엘리베이터사업부문이 오티스에 매각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