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포장시장 규모 1000조원 돌파… 국내는 45조원 육박
  • ▲ 전자레인지용 용기면 '신라면 블랙사발'. ⓒ농심
    ▲ 전자레인지용 용기면 '신라면 블랙사발'. ⓒ농심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용물만큼이나 식품 포장(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인 용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포장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미더 파이라의 집계 결과 2015년 기준 세계 포장 시장 규모는 988조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포장 시장은 2015년 기준 44조2000억원 규모였다.

    최근 국내 업계는 전자레인지용 용기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농심은 최근 기존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한 '신라면 블랙사발'을 출시했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해 안전 우려가 없으며 식감도 더욱 차지고 국물도 봉지라면처럼 깊은 맛이 난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오뚜기도 오동통면, 진라면, 참깨라면, 리얼치즈라면 등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을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전자레인지용 간편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전자레인지에 1분30초만 조리하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메 함박스테이크 등 고메 상온 간편식 3종이 있다. 최근 출시한 냉동 HMR 고메 함박스테이크 정식에는 만두 찜기 원리를 적용했다. 전자레인지 조리시 용기 내 증기를 발생시켜 제품을 데우는 방식이다.

    포장기술을 둘러싸고 업체간 법정 다툼도 벌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별도 뚜껑이나 종이 포장 없이 햇반이 뚜껑 역할을 하고 원통형 컵 용기가 그릇 역할을 하는 '햇반 컵반' 복합포장 용기 기술에 대한 실용신안을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은 오뚜기, 동원F&B가 '컵반'을 모방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제품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더 나은 포장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과 투자도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은 제품을 개봉하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특수 증기배출 파우치,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도 피자와 파이 등을 오븐에서 조리한 듯 만들 수 있는 발열 포장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오리온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에 성공해 식품용 포장재로는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포장재 산업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동원그룹의 종합포장재기업 동원시스템즈는 2015년 베트남 최대 포장재회사인 TTP와 MVP를 인수했다. 이후 약 10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 증설에 들어가는 등 대대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간편식 소비 트렌드 속에 편리성 및 보관성, 제품의 맛과 신선도 유지를 위한 기술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포장기술이 앞으로는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