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임상 개시… 제품 차별화 넘어 해외 진출까지 도모
  • ▲ 자료사진. 보톡스. ⓒ연합뉴스
    ▲ 자료사진. 보톡스. ⓒ연합뉴스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미용성형 시술용 의약품이 아닌 체료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제품의 차별화를 꾀하고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근 신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만성 편두통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을 허가받았다.

    지난해 10월 과민성 방광에 대한 임상 1상을 허가받은 데 이어 또 다른 치료범위(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을 추가한 것이다. 앞선 4월에는 목근육(경부근) 긴장 이상을 치료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3상을 허가받기도 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이나 편두통 증상 등을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다국적제약사 엘러간의 보툴리눔 톡신 '보톡스'는 이미 과민성 방광과 만성 편두통 등은 물론 요실금, 다한증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상태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에서는 국내 미용성형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제조사들이 '블루오션'인 치료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국산 보톡스의 경우 다국적제약사 제품보다 미용성형에 치중해왔다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치료제 시장의 경우 가파르게 성장한 미용성형 시장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제한적이겠지만, 적응증 확보 자체에 대한 '상징성'이 적지 않으리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미용시술 이외 질환에 치료제로 사용할 정도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품질이 보장됐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 측은 "국내 미용성형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치료세 시장 확대를 위해 임상시험에 나선 것"이라며 "미용뿐 아니라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확인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수성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과 대웅제약 역시 치료분야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을 준비 또는 진행 중이다.

    휴젤은 '보툴렉스'의 과민성 방광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준비 중이며 대웅제약 또한 '나보타'의 노졸중 이후 상지근육 경직 적응증을 확보한 데 이어 현재 눈꺼풀 경련(안검경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휴젤 측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55%로 좀 더 큰 편"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산 보톡스가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적응증 확대가 필술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