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여신 20% 늘어난데 비해 고정이하여신은 9% 감소 그쳐페퍼저축은행 고정이하 70% 폭증…당국 "리스크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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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질적으로 고정이하여신이 개선되기 보다는 전체 대출이 크게 늘어난 탓에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4%로 전년동기대비 1.2%포인트나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중 부실이 나서 사실상 회수하기 힘든 등급의 '고정이하' 여신 비중을 따지는 것으로 금융사들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전체 대출 대비 고정이하여신이 많을수록 빌려준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채권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7.32%로 전년동기대비 5.23%포인트나 하락했고, 이어 모아저축은행은 2.83%포인트, 웰컴저축은행 1.4%포인트, 유진저축은행 1.32%포인트, OK저축은행 1.13%포인트 순으로 개선폭이 컸다.

    이에 따라 업계 내 순위도 뒤바뀌었다. 개선폭이 가장 큰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1위에서 중위권으로 떨어졌고, 대신 개선폭이 적은 에큐온저축은행(8.55%)로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개선폭이 뚜렷해지면서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실질적으로 '고정이하' 등급의 여신을 줄이기 보다는 대출을 늘리면서 부실대출비율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악성 부실채권 자체를 줄인 것이 아니라 대출 증가로 인한 일종의 '물타기' 효과라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 10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32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총여신은 22조4161억원으로 동기간 20.4%나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의 감소폭이 미미해도 여전히 높은 대출 증가율로 인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개선된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출총량제 시행을 감안하면 저축은행들의 여신 증가폭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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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별로 10곳 중 5곳의 고정이하여신이 늘었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470억원으로 1년새 70% 이상 폭증했고, JT친애저축은행은 23.2%, OSB저축은행 17.4%, OK저축은행 12.4% 각각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이같은 현상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 강조해왔던 것처럼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2015~2016년 대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금융권 공통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 같은 경우는 올해부터 충당금 적립 기준이 은행 수준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잘하면서 따라올 수 있도록 감독·지도하는 것이 올해의 관심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건전성 우려 문제에 대해 금융사들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