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간편식·생수·디저트… '가능성' 있는 신사업을 잡아라!
국내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가정간편식(HMR)과 생수, 디저트 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 식품업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 HM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앞세우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을 3조6000억원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를 중심으로 HMR 시장을 확대하는 사이 다양한 기업들이 연달아 HMR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오뚜기와 대상, 풀무원은 물론 이마트 '피코크', 동원홈푸드 '더반찬', 신세계푸드 '올반',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농심 '쿡탐', 빙그레 '헬로빙그레' 등이 HMR 전용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냉장·냉동 식품이 주를 이루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장기간 보관과 휴대가 쉬운 상온 HMR 제품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가정가편식 시장 규모는 3조원에 달했다.
HMR만큼이나 신사업 진출이 크게 늘고 있는 분야는 생수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생수 소비량도 늘어 시장 성장세가 높은데다 비교적 안정적 매출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수시장은 2010년 3000억원대에서 지난해 7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생수 시장은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와 2위인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3위인 농심 백산수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신세계푸드와 아워홈, 오리온, 정식품, 동원F&B, 해태음료 등 식품업체는 물론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G마켓 등 유통업체들까지 연달아 진출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시장규모가 9조원대에 달하는 '달달한' 디저트 시장도 유망한 신사업 분야로 꼽힌다. 젊은 여성층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디저트를 즐기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저트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매일유업이 '폴바셋'을 시작으로 남양유업 '1964백미당', 빙그레 '옐로우카페', '소프트랩', 롯데푸드 '파스퇴르밀크바', 서울우유협동조합 '밀크홀1937' 등 국내 유업계는 이미 아이스크림을 앞세운 디저트 시장에 모두 진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리온은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情'을 테마로 한 디저트 전문매장 '초코파이 하우스' 1호점을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1층 식품관에 선보였으며 해태제과는 홍대 인근에 안테나숍인 '해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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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리아 무인 키오스크. ⓒ롯데리아
◇ IT와의 결합… "로봇으로 신제품 만들고 무인기 도입"
서비스를 중시하는 식음료 매장에 직원 대신 무인 키오스크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인공지능(AI)이 연구·개발(R&D) 영역에 뛰어들어 신제품을 만드는가 하면 고객 상담도 '챗봇'이 대신하는 등 식음료 업계에도 IT 바람이 거세다.
롯데리아는 전국 1300여개 매장 중 460개 매장에 무인 결제가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맥도날드는 '미래형 매장(Experience of the Future)'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해 메뉴 선택부터 주문, 결제까지 모두 가능하도록 운영 매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아워홈은 급식업장에서 종이식권 대신 전자지갑 서비스를 전국 급식업장에 도입하고 있으며 타코벨과 사보텐 등을 운영하는 캘리스코도 신규 매장에 무인주문 키오스크를 설치해 주문과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앱을 활용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지난 2014년 전세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이디야커피도 최근 모바일 앱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오더'를 도입했다.
까다로운 고객 상담도 사람이 아닌 IT 기술이 대신한다. 풀무원은 '챗봇'을 적용한 카카오톡 기반의 24시간 모바일 고객센터 '풀무원 고객기쁨센터'를 오픈했고 동원F&B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동원몰'과 도미노피자도 챗봇을 도입해 고객 상담을 지원한다.
R&D 분야에서도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롯데제과는 AI가 분석한 소비자 트렌드를 토대로 개발한 신제품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를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앞으로 AI 적용 소비자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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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그레X올리브영 협업 제품. ⓒ빙그레
◇ "컬래버레이션으로 윈윈"… 이색 변신 줄이어
지난해 '바나나맛 우유 화장품'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빙그레와 CJ올리브영의 협업을 시작으로 식품업계가 과감한 이색 컬래버레이션에 줄줄이 도전하면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빙그레는 패션 브랜드 '휠라'와 협업해 메로나 신발, 티셔츠 등 당양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SPC 패션 브랜드인 '스파오'와 함께 메로나, 붕어싸만코, 쿠앤크 등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을 디자인한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메로나 수세미, 메로나 칫솔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협업 범위를 넓혔다.
오리온은 편집매장 '비이커'와 초코파이를 테마로 한 의류를 선보였으며 농심도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함께 새우깡 잠옷, 야구모자 등 다양한 패션 제품을 내놨다. 롯데제과는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함께 죠스바 캐릭터를 활용한 의류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 'O.S.T(오에스티)'와 손잡고 칠성사이다 시계를 선보였으며 농심은 모닝글로리와 손잡고 '새우깡 노트'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협업에 도전했다.
이례적으로 같은 식품 업계끼리 손을 잡은 사례도 있다. 오리온은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by 바빈스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디저트 상품을 협업해 출시하고 롯데제과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멕시카나와 함께 '치토스 치킨'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동종 업계 간 이색 협업도 눈길을 끌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고 국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제는 하던 것만 잘 해도 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도전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기업은 금세 도태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식품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계의 고군분투는 더욱 새롭고 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협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