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과 합의 이뤘지만 '해피파트너즈' 노조와 새로운 갈등양측 "대화 의지 충분, 협의 통해 해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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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가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반대하는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과 만나 본사의 간섭과 갑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권인태 대표는 지난 16일 오후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를 만나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SPC그룹 관계자는 "권인태 사장이 직접 해피파트너즈 노조를 만나 양대노총과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게 된 취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며 "첫 번째 만남이었기 때문에 어떠한 결론을 도출한 것은 아니지만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과 앞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부사장급 임원 3명과 함께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 명과 함께 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만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이 대화를 원하면 본사 측은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은 근로계약서 재체결과 '해피파트너즈' 사명변경, 자회사 전환 등 본사에 3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본사의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반대한 이유는 본사의 지나친 간섭이나 갑질 등이 재발할 우려 때문이었다"며 "직접고용 문제의 핵심 발단이었던 그 부분이 우려돼서 반대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입장을 본사 쪽에 확실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인태 사장이 현장관리자만 제빵기사에게 지시를 내리도록 하는 등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부분만 확실히 약속한다면 본사가 진행하는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에 계속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피파트너즈' 사명 변경은 사내 공식 노조가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하고 소속 제빵기사들의 근로계약서를 재 체결하는 것 또한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고려해 봐 줄 것을 본사 측에 요구했다. 자회사 전환이나 지분 변경 등은 노조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는 입장도 전달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서 추가로 요구할 부분이 있으면 본사 쪽에 만남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국노총 계열 파리바게뜨 노조 측은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과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한노총 관계자는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과 만나 자회사를 통한 고용안에 반대하지 말고 노조가 함께 한 목소리를 내자고 얘기할 것"이라며 "조만간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측은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반대하는 '해피파트너즈' 노조의 주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화섬노조 측은 "협력업체(도급업체)는 제빵기사 문제의 직접 이해관계자가 아닌 만큼 상생기업에서 이들의 지분을 제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해피파트너즈 노조가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회사를 통해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하는 방안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과는 합의를 이뤘지만 '해피파트너즈' 노조 측이 이를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갈등으로 떠올랐다.
현재 파리바게뜨 본사가 만든 상생기업 '해피파트너즈'는 지난 2일 기준 제빵기사 5309명 중 3946명과 근로계약을 맺었다. 퇴사자나 휴직자까지 포함하면 제빵기사의 약 84%인 4463명이 본사 직접 고용이 아닌 다른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해피파트너즈' 노조에는 800여명, 민노총 화섬노조에는 900여명, 한노총에는 1300여명의 제빵기사가 소속돼 있다고 각 노조 측은 설명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이라는 큰 틀을 합의하면서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모두 비슷한 숫자의 노조원을 확보한 만큼 본사로서는 3개 노조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는 먼저 '해피파트너즈' 노조와의 합의를 위해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자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의 실무 사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큰 틀에서 양대 노조와 합의를 이룬 것은 맞지만 사명 변경이나 처우 개선 등 실무적으로 처리해야될 일이 산재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3개로 쪼개지면서 제빵기사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고용 논란 자체가 제빵기사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것인만큼 3대 노조의 기싸움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을 본사가 직접고용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느껴진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 3자가 1:1:1의 지분으로 합작사인 '해피파트너즈'를 설립해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하려고 했지만 양대 노조와 협의를 이루면서 본사가 지분 51%를 확보해 자회사로 만들고 협력사는 지분참여 및 등기이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