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사외이사 24명 중 20명 오는 3월 임기만료금융당국→금융사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 주문…변화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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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인선이 마무리되자 업계의 시선은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금융당국이 금융사 사외이사 전문성을 대거 높이겠다고 언급한 만큼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변화의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3곳의 전체 사외이사 24명 중 20명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현 사외이사들의 연임 의지 확인 및 향후 거취를 논의해나가고 있다.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6일 1차 사추위를 열고 사외이사 7명 중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6명의 연임 의사를 확인한 결과 최영휘, 이병남, 김유니스경희 이사 등 3명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초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앞두고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기존 사외이사들을 대거 잔류시킨 바 있다. 

기존 이사회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험업 등 비은행 부분에 대한 이사회 자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소폭의 변화만 꾀했다. 

하지만 윤종규 회장 연임 이후 세대교체 필요성은 물론 안정적인 경영 발전을 위해 이사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일부 사외이사가 연임 대신 퇴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근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까닭에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최근 김정태 회장 재연임 작업을 마무리 지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는 원래 총 8명이었는데 지난 연말 박문규 이사가 사퇴하면서 현재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회추위 구성위원이었던 박 전 이사와 김정태 회장이 빠진 자리를 박원구·차은영 이사가 메우면서 사외이사 전원이 이번 회추위에 참여했는데, 진행 과정에서 워낙 잡음이 컸던 탓에 대규모 물갈이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금융지주사 CEO의 셀프연임을 문제 삼은 금융당국이 일찌감치 유효경쟁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고, 금감원이 하나금융 회추위에 일정 조율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충분히 의식한 듯 김정태 회장은 재연임 성공 직후 “최고경영자 승계절차 운영의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 관련 객관성 및 투명성 강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금융당국과 쌓인 앙금을 풀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피력해야하는 하나금융으로서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쇄신에 초점을 맞춰 새 이사진을 꾸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사외이사 선임 당시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로 지적을 받은 신한금융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난해 금감원은 이사회 구성 관련 다양성과 전문성이 미흡하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고, 사외이사 중 재일동포 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는 전문분야가 아닌 출신지역별로 후보군을 관리해 전문성 제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신한금융에는 이정일, 이흔야, 히라카와 유키 등 총 3명의 재일교포 주주가 있는데 이들 모두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정관상 기본 임기 외 연임을 포함 최장 6년까지 재임할 수 있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유의조치를 받은 점을 수용해 올해 이사진의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선임 관련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금융사들이 이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통상 사외이사 교체 폭이 적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주총을 앞두고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