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 많고 대표 선수 없어 마케팅에 어려움… 엠부시 마케팅 논란 소지도 발목
  • ▲ 평창올림픽플라자 전경. ⓒ공준표 기자
    ▲ 평창올림픽플라자 전경. ⓒ공준표 기자


    평창올림픽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홈쇼핑업계가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 TV 시청률이 높아지는 만큼, 이 기간은 홈쇼핑업계의 특수로 불리지만 2월9일 개막하는 이번 평창올림픽은 조용한 분위기로 관심이 집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기간 특별 편성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첫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점에서 시청률이 어느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오쇼핑, NS홈쇼핑 등은 아직 구체적인 올림픽 특별 편성을 확정 짓지 못한 상황이다. 4년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모습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하계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동계올림픽은 종목이 낯설고 스타선수도 적어 마케팅이 힘들다는 점과 공식 후원사 말고는 '평창 동계올림픽'이란 단어를 사용할 수 없어 엠부시 마케팅 논란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월드컵의 경우 월드컵이란 용어를 직접적으로 쓰지 않아도 축구경기 혹은 박지성, 손흥민 등의 스타 선수들을 언급할 수 있고 하계올림픽은 양궁, 축구, 마라톤, 탁구 등 유명한 종목을 인용하면 됐다.

    반면 동계올림픽의 경우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인 김연아 선수가 은퇴했고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는 종목이 적어 마케팅이 어렵다는 것이다.

    홈쇼핑업계가 평창올림픽을 맞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일부 홈쇼핑업계는 평창올림픽 기간이 설명절, 입학·졸업 시즌과 맞물려 오히려 상품 판매나 프로모션을 올림픽이 아닌 설과 입학 시즌에 집중한다는 전략도 세운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같은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S홈쇼핑의 경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축구의 주 시청자인 남성들을 타깃으로 디지털가전 및 레포츠의류, 캠핑용품 등 남성상품을 주력 편성해 효과를 누렸다.

    한국 대 러시아전 당시에는 하프타임 직전인 오전 7시 30분 '프로스펙스 W S-Lite워킹화(4만9000원)' 방송을 시작으로 2시간동안 '제이코닉 아이스쿨팬츠 세트(6만9000원)', '블루랭스 T블라우스 세트(4만9900원)'를 판매해 2시간 동안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로스펙스 W S-Lite워킹화' 방송의 경우 직전 방송에서 5%에 불과했던 남성고객 비중은 12%로 크게 올랐다.

    롯데홈쇼핑 역시 브라질 월드컵 당시 축구경기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이 늦은 시간부터 TV를 시청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예측하고 자정부터 70분간 편성한 렌터카 상품을 편성했다. 이 상품은 해당 년도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상품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 ▲ 2018 평창 올림픽 성화봉송 62일차.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 위원회(조직위)
    ▲ 2018 평창 올림픽 성화봉송 62일차.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 위원회(조직위)


    다만 평창올림픽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차가 없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동계) 당시 시청률을 집계한 결과, 주요 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경기 시간대에 시청률이 평균 15%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해 홈쇼핑업계는 평창올림픽 기간 인기 종목 경기 시간대에 주요 타깃을 대상으로 상품들을 집중 편성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당시 남성고객의 시청률이 높았던 점을 감안해 중계 시간대에 남성 고객들의 구매도가 가장 높은 대형가전, 렌터카 등의 상품들을 편성한다.

    쇼트트랙 등 주요 경기들의 결선이 저녁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해 기존 패션, 뷰티상품에서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피자, 견과류 등 일반식품들도 편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뜨겁지 않고 대표 선수나 종목이 월드컵이나 하계올림픽보다 적어 구체적인 편성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통상적으로 스포츠 대회가 열리면 시청률이 증가하는 만큼, 이 부분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