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7조 도공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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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대회 기간 행사장 주변 8개 요금소를 드나드는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29일 밝혔다.
국토부는 면제 기간 혜택을 보는 차량을 재정 고속도로의 경우 252만대로 추정했다. 통행료 면제액은 재정은 129억원, 민자 고속도로는 10억~15억원으로 추산했다.
설 명절 사흘간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 만큼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할 통행료 면제액은 수백 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금으로 메울 민자 고속도로 손실 보전액도 수십 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기간 통행료 면제는 본대회가 열리는 다음 달 9~25일 17일간과 패럴림픽 대회 기간인 3월 9~18일 열흘간 총 27일간이다.
면제 혜택을 보려면 대회 기간 행사장 인근에 있는 면온·평창·속사·진부·대관령·강릉·북강릉·남강릉 등 8개 요금소를 지나야 한다. 이들 요금소로 들어오는 차량은 물론 이들 요금소를 지나 전국으로 나갈 때에도 면제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민자 포함 중간에 이용하는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다만 중간에 국도 등을 이용했다가 고속도로에 다시 진입하는 경우는 차량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워 재진입 시점부터 면제 혜택을 볼 수 없다. 전국 433개 요금소 중 구조적으로 고속도로 연속 이용이 불가능한 인천공항, 인천대교, 서울외곽 등 58개 요금소가 이에 해당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선공약은 영동고속도로 전체 통행료를 면제하는 것이지만, 올림픽과 무관하게 영동선을 단순 경유하는 차량과 서울~춘천선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차량으로 말미암은 차량정체, 면제액 증가 등을 고려해 요금소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면제 시작일 0시부터 면제 종료일 24시 사이에 잠깐이라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면제 대상이다. 면제 시작 전 요금소 앞에서 대기하거나 면제 종료 전 요금소를 빠져나가려고 과속할 필요가 없다.
면제 방법은 평소처럼 통행권을 발권하거나 하이패스 단말기에 카드를 꽂고 요금소를 지나면 된다.
하이패스 차량은 민자구간을 이용하면 통행료가 분리돼 결제되는 만큼 나중에 이동 경로를 확인해 면제처리 한다. 후불카드는 통행료를 청구하지 않는다. 선불카드는 사후 충전이나 현금으로 환급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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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통행료 면제액을 민자 포함 총 139억~144억 원쯤으로 내다봤다.
재정 고속도로는 252만대가 총 129억원을 면제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8개 요금소 하루 평균 교통량과 다른 노선에서의 유입 교통량 등을 고려해 추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도로는 요금체계가 제각각이어서 보통 재정 고속도로 대비 20~30% 수준에서 추정하지만, 이번에는 58개 요금소가 제외되는 만큼 10억~15억원의 손실보전이 이뤄질 거로 봤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 추정액은 다음 달 설 명절 사흘간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제외한 것이어서 도로공사가 부담할 면제액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중 통행료가 면제된 10월 3~5일 사흘간 총 1583만대의 차량이 전국의 고속도로를 이용해 677억 원쯤의 통행료가 면제됐다고 추산했다. 재정 고속도로 535억원, 민자고속도로 142억원 규모다.
이번 설 연휴 중 면제 기간인 다음 달 15~17일 비슷한 수준으로 면제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도로공사가 감당할 면제액은 모두 664억 원쯤이다. 민자고속도로 보전액도 152억~157억 원쯤으로 늘어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회 성공 개최에 공기업이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재정지원은 따로 없다"면서 "도로공사 부채비율은 2016년 말 기준 85.8%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라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로공사 부채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27조 원대로 알려졌다.
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기간 많은 국민이 경기장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평창으로 오는 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제설·교통소통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면제안은 30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