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 중인 신 회장,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에 적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집행유예 판결에 일단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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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판부의 판단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신동빈 회장 역시 무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건넨 대부분이 뇌물죄 혐의에서 무죄를 인정받은 만큼 신 회장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3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신동빈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신 회장은 지난해 면세점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2월 신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롯데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신중한 모습이다. 롯데는 신 회장과 이 전 부회장의 재판을 연관짓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롯데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모두가 알다시피 긍정적인 분위기는 맞지만, 확실한 건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 분위기가 신 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신 회장이 선고를 앞두고 그 어느때보다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도 재판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평창에 상주한다고 밝혔다. 13일에는 선고공판 참석차 잠시 서울에 들렀다가 다시 평창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계획할 정도로 스포츠외교에 열정적이다.
하지만 신 회장의 이런 노력에도 '재벌 봐주기' 비판 여론은 여전히 변수로 존재한다. 이 부회장의 선고 이후 검찰을 비롯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이 부회장 항소심을 담당한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신 회장의 선고를 맡고 있는 재판부도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1심 선고공판을 하루 앞둔 12일 진행된 일반인 방청권 추첨식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감지됐다.추첨식에 참석한 한 중년 남성은 "전부터 신 회장 등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참석해 왔었다"며 "여기저기서 신 회장은 무죄가 아니겠냐고 말하고 있지만, 이 전 부회장 재판 이후 상황이 좀 달라진 것 같아 재판부의 판단을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제1호 법정에서 진행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심 선고 재판을 위한 방청권 추첨식에는 총 66명이 응모해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법원 관계자는 "30석을 뽑는 방청 신청에 100명도 오지 않았다"며 "이재용 부회장 공판 추첨식에 수백명이 온 것과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신 회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지만,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며 "신 회장이 선고공판을 앞두고도 각종 스포츠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어 이 부회장보다 여론의 반응은 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선고공판은 오는 13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