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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하 한국GM)의 강력한 구조조정에도 희망퇴직만으로는 적자구조를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 2일 마감한 희망퇴직만으로는 지속 가능성과 흑자구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추가 정리해고 강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24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근로자 2000명) 외 △부평공장(약 1만명) △창원공장(약 2000명) 직원뿐 아니라 비노조원인 상무급 이하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까지 모두 희망퇴직을 권한 결과다.
이는 전체 1만6000명의 한국GM 직원 가운데 15% 정도가 스스로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군산공장 신청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부평·창원공장에서도 장기근로자를 중심으로 1000여명이 희망퇴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와 한국GM은 2400여명의 희망퇴직으로 줄일 수 있는 연간 인건비 및 부대비용 규모를 3500억~4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지난 4년간 한국GM의 적자규모가 3조원으로 연간 평균 순손실액만 7500억원에 이르기 떄문에 희망퇴직으로 최대 4000억원을 절감한다고 해도 흑자전환은 역부족이다. 단순 계산해도 연간 3000억~4000억원의 비용을 더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의 흑자구조을 위해서는 향후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 등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임단협을 통해 성과급 지급 중단 등 인건비 절감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GM의 추가 '희망퇴직 연장'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 역시 "앞으로 더 좋은 조건이 없을 것으로 여러차례 공지했기 때문에 희망퇴직 접수시한을 연장하거나 차후 다시 회망퇴직을 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정리해고 역시 어려워 보인다. '일자리'를 강조하는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군산공장 폐쇄와 희망퇴직 이상의 인위적 감원을 방관할 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카드는 '임단협'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2일 △임금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했지만 28일 노사 3차 교섭에서 노조의 경영부실 의혹 공세에 밀려 교섭안을 꺼내지도 못했다.
사측 교섭안에는 제조경쟁력 개선 방안의 하나로 올해 임금인상을 동결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정기승급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향후 임금인상도 회사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하되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 내에서 정하도록 했다. 성과급과 관련해서는 2018년 성과급 지급은 올해 중 불가하고, 성과급 지급 기준이 까다롭게 바뀔 예정이다.아울러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는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 복리후생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성공적 자구안 실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임단협 교섭"이라면서 "다음주 임단협의 성사되도록 진정성을 갖고 노조 설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