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작용… 항암제 분야 개발 줄이어동물실험 단계에서도 기술수출 가능성 높아… 글로벌제약사 러브콜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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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제약사들이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제약사들도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후보물질 발굴에 이은 임상단계에 진입할 경우 기술수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주요제약사들이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가 2개의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도록 개량한 것으로, 단일항체 대비 높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격하면서 면역세포의 살상능력을 높여주는 방식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펜탐바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이중항체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펜탐바디는 한미약품 계열사 북경한미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개의 타깃에 동시에 결합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펜탐바디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타겟의 이중항체 신약들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펜탐바디를 적용해 개발하는 면역항암 이중항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치료와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2019년에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지난해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노벤트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이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 개발, 허가 및 상업화를 주도하며 이노벤트는 중국 내 개발, 허가 및 상업화, 제품 생산을 맡게 된다.

    종근당은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를 개발 중이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이중항체이다.

    각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신약이다.

    CKD-702는 표적항암에제 내성을 가진 비소세포폐암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항암효과를 냈다. 종근당은 두 개의 수용체를 통해 발현하는 다양한 암세포에도 항암효과가 나타나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종근당은 지난 2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으로부터 CKD-702의 전임상에 대한 연구지원을 받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도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동아에스티는 올해 초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인 에이비엘(ABL)바이오가 보유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 신약에 대한 공동 개발 및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연구 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 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주 개발 및 공정·임상시험, 상업화를 추진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연구 중인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을 담당한다.

    양사가 공동개발하는 이중항체 신약은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의 작용원리를 이용해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작용함으로써 암세포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 및 항암효과를 극대화하는 약물이다.

    이중항체 신약은 빠르면 동물실험 단계인 전임상에서도 기술수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중항체는 일반적으로 기술 계약이 체결되는 임상 1~2상이 아닌 개발 도중 혹은 전임상 단계에서 라이선싱이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있었던 5건의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3건이 전임상 중에, 2건은 개발 중에 기술수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서는 상위제약사 외에도 동아에스티로 기술이전한 에이비엘바이오를 비롯해 유한양행과 항체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앱클론 등의 바이오회사들도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서 돋보이는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 회사들과 상위제약사간의 협업을 통한 이중항체 신약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