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상위 22개사, 전년대비 부채비율 18%p 줄여대형 11개사 유동비율 감소폭, 중견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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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연합뉴스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이 뛰어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부채 감축에 나섰다. 업황 부진 우려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대형건설 11개사 경우 유동비율이 감소하면서 '빚 상환'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따른다. 이 경우 유동성 부족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

    9일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시평 상위 25개 건설사 중 22개 주요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모두 4조8628억원으로, 전년 2조8431억원보다 71.0% 증가했다. 공시 의무가 없는 부영주택·호반건설과 주력 사업부문이 건설이 아닌 두산중공업 3개사는 제외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110조원에서 115조원으로 4.42%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2.56%에서 4.20%로 1.64%p 뛰었다.

    특히 대형건설 11개사 영업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13%·88.7%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1.92%p 증가했다. 전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건설(4660억원)과 포스코건설(1809억원)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11곳 중 7곳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중견건설 11곳 역시 8곳의 영업이익률이 증가하면서 실적개선세를 이어갔다. 태영건설 경우 2016년 말 5.90%였던 영업이익률이 8.36%p 크게 뛰면서 22개사 중 최고치인 14.2%를 기록하기도 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의 경우 해외 부실사업장 마무리와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착공 및 준공 실적 증가에 따라 이익률이 크게 뛰었다"며 "외형 성장의 최고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특히 부채비율이 크게 줄어들면서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판단이다.

    22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137%로, 전년 156%에 비해 18.3%p 감소했다. 대형 11개사의 경우 143%에서 125%로 18.5%p 크게 개선됐으며, 중견 11사 역시 268%에서 260%로 8.49%p 줄이는데 성공했다.

    대형 11개사의 경우 삼성물산이 22개사 중 최저 수준인 80.1%를 기록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84.8%)과 현대산업개발(89.7%)도 100%를 하회하는 등 뛰어난 재무성과를 기록했다.

    중견 11개사 중에서는 신세계건설이 473%에서 324%로 148%p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한신공영 -65.7%p △한라 -63.4% △계룡건설산업 -37.0% △금호산업 -14.8% △한양 -13.4% △쌍용건설 -1.46%p 등도 부채비율을 낮췄다.

    이는 업황 부진 전망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 민간주택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국내 및 해외 발주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11개사 평균 수주잔액은 2016년 말 311조원에서 298조원으로 4.06% 감소했다. 대림산업 20.1%, 한화건설 15.9%, 대우건설 12.9%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여건이 녹록치 않은데다 매출도 사실상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면서 부채 감축 등 내실다지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비율이 흔들리고 있어 '부채감축'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2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16%로 지난해 119%에 비해 3.51%p 줄어들었다. 중견 11개사의 경우 91.1%에서 93.6%로 2.53%p 증가하면서 '빚 탕감'에 따른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형 11개사는 126%에서 121%로 4.87%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 17.4%p, 현대ENG 10.7%p 두 곳을 제외한 9곳의 유동비율이 감소했다. GS건설(-26.6%p)과 포스코건설(-22.3%p) 두 곳에서 유동비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비율 감소를 견인했다.

    실제로 이들 11개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4조원으로, 전년 16조원에 비해 11.8% 감소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의 경우 '빚 상환'에 급급해 유동성에 대한 보완이 부족할 수 있다"며 "부채 감축에 따른 신용도 보강은 되겠지만, 회사채 등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