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규준'에 자사주나 배당 관련 내용 빠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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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모범규준'에 자사주 등에 대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범규준은 과거 별개로 운영되던 '주문착오방지 모범규준' 등 4개의 모범규준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나의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모범규준'으로 통합됐다.
협회는 증권사들에 사고예방과 고객 보호를 위해 모범규준을 참고해 회사 특성에 적합한 금융사고 방지 기준을 마련,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협회 모범규준에 관련 조항이 없다 보니 증권사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자사주 등 관련 주문 처리 방식을 갖춘 것이 화근이 됐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는 직원이 우리사주에 배당하면서 현금 대신 주식을 입고해 사고가 발생했다. 주문 한도가 설정되지 않아 28억주나 되는 대량 주식 입고가 가능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사전 점검한 결과 배당시스템이 삼성증권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은 자사주 배당 관련 현금과 주식 배당 창구가 이원화돼 있다. 예컨대 현금 배당 창구에 주식 입고는 아예 처리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도 현금과 주식 배당 시스템 화면과 입력 코드가 다르다. 또 주식을 배당하더라도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므로 입력 실수를 하더라도 한도 이상은 출고 자체가 되지 않도록 돼 있다.
또 모범규준의 주문착오방지 조항에서 '보류와 경고 대상 주문 처리절차'를 보면 키보드 엔터키의 습관적 사용에 따른 주문실수 방지, 경고창 확인 시 엔터키가 아닌 마우스를 이용하거나 경고창의 디폴트 값을 '아니오'로 설정하는 방법,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라고 돼 있다.
이런 내용이 자사주 배당 등에도 적용되도록 했다면 이런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는 15개 상장 증권사를 대상으로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을 일제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