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앞두고 비트코인 9만1000달러선까지 급락美 정부 비트코인 청산 소식에 패닉셀 우려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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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약 10일가량 앞두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들이 연일 급락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9만 달러 붕괴도 위협받으면서 ‘트럼프 효과’가 힘을 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최근 미국 거시 경제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비트코인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10일 오전 8시 현재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14% 떨어진 9만1979달러에 거래됐다.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7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10만8000달러선을 돌파하며 11만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기도 했다.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새해 첫날인 1일에는 약 9만4000달러선까지 내려왔지만 다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5일 9만8000달러, 7일에는 약 보름 만에 다시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우려 등으로 비트코인은 다시 9만 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모두 호조를 나타내며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가 불확실하며,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 있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는 데다 무역과 이민정책의 잠재적인 변화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데이터를 반영하며 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하가 5월 또는 6월에 이뤄질 것으로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금리가 단 한 차례만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메리카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빌 애덤스는 메모를 통해 “견조한 성장과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새로운 물결이 혼합돼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9일 미국 법무부가 다크웹 실크로드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 6만9000여개 상당의 매각을 허가하자 시장을 압박한 것도 비트코인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법무부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이유로 매각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풀리게 될 경우 패닉셀(공포에 따른 매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하방 압력을 더욱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민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취임 앞두고 비트코인이 큰 변동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미 연준의 금리 방향성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하에 통화 정책 완화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잡았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영향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나 의회가 과거와 다른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 준다면 시장 분위기는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