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성시대'…은행 핵심업무 분야서 활약'채용 성비 논란' 시중은행 女임원 비율 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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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대적으로 여성이 올라가기 힘든 기업금융이나 재무기획, 리스크관리 등 은행 핵심업무를 도맡아 능력을 뽐내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미등기 집행임원 12명 중 여성 임원은 5명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42%로 은행권 중 가장 높다.씨티은행은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줄줄이 임원 임기가 끝남에 따라 임원진에 소폭 변화를 줬다.인사본부 총괄에 신동금 부행장과 리스크관리본부 총괄에 유기숙 전무를 선임하면서 여성 임원 수를 3명에서 2명 더 늘렸다. 기존 리스크관리그룹 총괄이던 김상준 부행장은 사임했다.올해 초 임기 만료였던 준법감시인 황해순 상무와 재무기획그룹 총괄인 김정원 부행장은 각각 2년, 1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기업금융그룹 총괄인 유명순 수석부행장은 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특히 부행장 이상 여성 임원이 3명이나 되는데, 재무관리책임자에 기업금융 및 인사본부 총괄까지 핵심 보직을 꿰차고 있다.씨티은행의 외국인 임원 비중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초 나레시 나라얀 부행장보가 씨티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외국인 임원은 3명으로 줄었다.남은 인물은 프란시스코 아리스 떼기에 따·피유쉬 아그라왈 비상임이사와 브렌단 카니 수석 부행장 등이다.외국인 임원 비중이 점점 감소하면서 내국인 임원들이 자리를 꿰차는 와중에 여성 임원들의 활약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이처럼 씨티은행에 유달리 여성 임원이 포진하고 있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외국계 기업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성차별을 두지 않고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뽑는 분위기가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최근 시중은행에서 불거진 남녀차별 채용 의혹 논란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통상 은행권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은 뚝뚝 떨어진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핵심 직위에서 배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실제 4대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부행장 이상 임원은 거의 없는 상태다.국민은행의 경우 WM그룹 총괄 박정림 부행장이 유일하고, KEB하나은행도 올해 초 선임된 소비자보호본부 백미경 전무 1명뿐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선임된 WM그룹 총괄 정종숙 상무가 있고, 신한은행에는 여성 임원이 없다.은행권 관계자는 "여성들은 승진을 하더라도 주요 업무에 제한이 있거나, 아예 승진이 어려운 케이스도 많다"며 "은행권 인사 시즌마다 여성 임원의 탄생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올해 정기인사에는 여풍 바람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