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 양대축 신성장동력 계획 차질
아트몰링 매출 목표 1200억원은 뜬구름에 그쳐
아트몰링 매출 목표 1200억원은 뜬구름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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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 아트몰링이 굴욕을 겪고 있다. 불황과 포화상태인 패션업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유통업을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패션과 유통 양대 축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최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아트몰링은 지난해 매출 161억원을 기록했지만 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초 최 회장이 지난해 매출 목표로 잡은 1200억원의 10%를 조금 웃도는 실적이다. 최 회장이 쏟아부은 노력이 무안한 실적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 2013년 4만755㎡규모의 장안동 쇼핑몰 바우하우스(지상13층~지하6층)를 인수하며 유통업에 첫 발을 딛였다. 하지만 1년 만에 바우하우스를 부동산 펀드로 전환해 코람코자산운용 펀드에 팔았다.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패션그룹형지가 매장 운영권만 갖고 매달 임차료를 내고 있다.
이후 지난해 3월엔 패션그룹형지의 본고장 부산 사하구에 복합쇼핑몰 아트몰링 하단점을 오픈했다. 이 곳은 현대백화점 점장을 지낸 김동성 사장을 영입해 설계에 들어갔으며 패션, 푸드, 생활 등 조닝별 바이어들도 현대백화점 출신으로 대거 영입하면서 업계에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11월 바우하우스를 아트몰링 장안점으로 명칭을 바꾸며 유통업을 강화했다. 이를 계기로 아트몰링 하단점과의 시너지를 내며 형지의 유통업의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청사진이였다.
업계에선 패션그룹형지가 패션업이 모태다보니 노하우 등이 부족해 유통업의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게 중론이다. 특히 부산 시내에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효자브랜드가 뒷받침해줬지만 패션업 정체에 빠진 최근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유통업의 경우 경기 불황 영향이 크기 때문에 노하우와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이는 앞으로 생존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패션그룹형지의 사업 확대에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5년 208%에서 2016년 241%, 지난해 313.4%로 증가했다. 이 같은 부채비율로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경영상의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패션그룹형지 이외에 핵심 계열사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형지I&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35억원을 기록했지만 259억원의 손해를 봤다. 6월 결산법인인 형지에스콰이아의 매출은 사업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연결기준 매출은 888억원을 기록했지만 48억원의 적자를 봤다. 형지리테일 또한 지난해 매출 745억원과 함께 178억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재무재표의 161억은 입접업체에 받는 수수료다. 소비자 판매가에 의한 매출은 670억에 달한다"며 "손실은 오픈 초기이기 때문에 인테리어 감가삼각비, 초기 인지도 향상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비용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유통 오픈을 하면 손익분기점(BEP)를 내기 위해서는 수년이 소요된다"면서 "더욱이 아트몰링 부산점은 지난해 3월 오픈해 10개월 영업을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