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표 취임 이후 실적·주가 내리막길…돌파구도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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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원 형지I&C 대표의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대표가 취임한 후 형지I&C의 매출은 2016년 1276억원에서 지난해 11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적자폭도 커졌다. 각각 10억원과 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 또한 악화됐다. 2016년 41억원 규모였던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259억원으로 6배 이상 커졌다. 영업이익율도 2016년과 지난해 각각 0.3%, -7.7%으로 급감했다. 패션업계 평균 영업이익률4.9%를 훨씬 못미치는 수치다.
형지I&C의 실적은 글로벌 진출 강화로 인한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 법인의 이익 감소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형지I&C 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했고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형지는 중국 사업 재정비를 결정, 야심차게 진출한 예작과 본지플로워의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때 부실 원단 재고를 모두 폐기처리하면서 비용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지분을 보유한 형지엘리트(지난해 말 기준으로 13.67%)의 실적 부진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형지엘리트의 지난해 매출(6월 결산법인)은 1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21억원의 적자를 봤다. 2013년 5% 수준을 유지했던 영업이익율은 지난해 -1.2%까지 떨어졌다.
실적과 함께 주가 역시 최 대표 취임 당시(2016년 6월16일 종가) 2660원에서 현재 기준(5월4일 종가) 1540원으로 42.1%쪼그라들었다.
패션그룹형지의 지주사격인 형지I&C의 이같은 움직임에 그룹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형지I&C의 부채비율은 2013년 89%, 2015년 125%에서 지난해 186%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패션그룹형지의 부채비율도 2015년 208%에서 지난해 313.4%로 증가했다.
문제는 새로운 먹거리도 부재한 상황이다. 경쟁사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온라인 강화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진출한 유통업도 고전하면서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최 대표의 지금까지 경영 능력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최병오 회장의 장녀로 2008년 입사해 이후 2014년부터 형지I&C가 전개하는 여성복 캐리스노트 사업본부장에 맡아왔다. 2016년 대표이사로 빠르게 취임하면서 금수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입사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기업경영 경험,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지속적인 기업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이 아닌 패션업체의 경우 오너의 경영능력이 회사의 성장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의 경우 브랜드와 함께 오너십과 경영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창업주 2세에 경영권이 승계되더라도 경영자로서 철저한 경영수업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아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패션그룹형지 측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