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업 호조… 영업이익 104% 급증 '업계 3위'해외 매출 마이너스·5년 연속 영업손실… 수주도 '제로'영종하늘 등 부진 사업지에 PF 우발채무 우려도
  • ▲ 서울 서초구 소재 KCC건설 본사. ⓒKCC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KCC건설 본사. ⓒKCC건설


    KCC건설이 지난해 2010년대 들어 최고 영업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주택·플랜트 포함) 부문 호조에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지나치게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과중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와 함께 리스크로 지목된다.

    27일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KCC건설은 별도 기준 매출 1조3264억원·영업이익 718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두 수치 모두 2010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104% 증가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28개 주요 건설사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CC건설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곳은 두산건설 381%과 태영건설 365%이 유이하다.

    전년대비 18.3% 늘어난 매출액도 △태영건설 51.4% △반도건설 44.9% △대림산업 29.7% △한양 19.3%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28개사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48.5%, 영업이익 증가율은 4.28%다.

    KCC건설은 2016년부터 증가한 계열수주 물량과 자체 분양을 포함한 주택사업 부문의 매출로 2017년 외형이 1조3000억원대로 증가했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연구원은 "토목 부문의 원가율 개선, 공사미수금 대손 일단락, 채산성이 양호한 '전주 에코시티(자체사업)'의 공사 진행 등에 힘입어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2.28%p 늘어난 5.41%로, 28개사 평균 영업이익률 4.60%과 영업이익률 변동률 1.37%p 등을 웃도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다만 관급 발주물량 축소와 업체간 경쟁 심화,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관급공사, 민간 건축공사에서 현 수준의 수주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토목 부문의 경우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3억원대에 그치면서 이익기여도가 빈약한 수준이다. 반대로 매출 비중이 80%를 웃도는 건축 부문은 신규주택 분양 경기가 저하되고 있어 사업구조상 향후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해외사업 외면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단순화도 우려된다.

    해외 매출은 2013년 2258억원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7억원으로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7%였으나 마이너스 매출로 돌아섰다. 영업손실도 이어졌다. 2013년 111억원을 시작으로 최근 5년간 총 61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어지는 손실로 신규수주 자체가 꾸준히 감소했고, 진행 사업이 모두 종료되면서 잔여 수주물량도 2017년 말 '제로(0)'를 기록했다.

    특히나 장기 미착공 현장이었던 '영종하늘도시 KCC스위첸(2017년 5월 분양)'의 저조한 채산성 및 분양률, 미분양 부담이 존재하는 '경주황성 KCC스위첸(준공)'의 영업자산 대손 가능성 등이 향후 영업이익률 개선에 제약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분양률이 저조한 경주황성이나 영종하늘도시 사업에서 영업자산 회수 지연 및 재고자산 확대로 현금흐름상 부담이 될 것"이라며 "분양률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사미수금 대손이나 재고자산 손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2019년까지 집중돼 있는 준공 예정 사업자의 입주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선된 수익창출력에도 재무안정성은 다소 불안하다.

    사채 100%, 단기차입금 82.8%, 장기차입금 51.6% 등 차입금이 전년대비 72.5%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도 31.6%에서 50.1%로 크게 뛰었다. 자본이 9.05%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12.5%p 개선된 178%를 기록했지만, 28개사 평균 145%을 상회했다. 이 기간 28개사의 부채비율은 16.3%p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시행사 대여금, 용지 선투자 등의 민간개발사업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2013년 준공 후에도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영광대마산업단지 관련 PF보증과 청라골프장 사업 관련 파생상품 부채는 재무적 부담이 되고 있다.

    영광대마산단의 경우 2017년 대여금 대손으로 111억원, 기타충당부채전입으로 209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잔여 PF보증액은 765억원이다.

    청라골프장은 주택용지의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관련 PF 우발채무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행사의 주주가 잔여 지분 전체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약 278억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한다.

    권기혁 실장은 "당기순이익 규모나 영업 외 손익의 변동성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에 양호한 재무구조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황덕규 실장도 "민간 건축사업 비중 확대와 자기자본을 상회하는 PF 우발채무 규모는 위험요인"이라며 "영업수익성 추이,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영업현금창출을 통한 차입금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