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신세계조선호텔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와 경쟁 예고치열한 국내 호텔 경쟁 속 특급호텔과 부티크호텔 사이 정체성·경쟁력 잃어
  • ▲ 더플라자 호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 더플라자 호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호텔 사업이 실적을 갉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호텔 사업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차지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실적을 깎아 내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매출 1조1500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58.78%를 차지하는 FC부문(단체급식·외식·식재사업)과 30.51%를 차지하는 리조트부문(콘도·골프·아쿠아리움 등)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지만 호텔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 부문은 지난해 매출 1167억원, 영업손실 1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약 40% 줄었지만 적자를 떨쳐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진한 실적 탓인지 호텔 부문 사업이 차지하는 사업 비중도 매년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전체 매출 비중 16% 이상을 차지했지만 매년 비중이 줄며 지난해에는 10%대 턱걸이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 부문은 특급호텔인 
'더플라자호텔'을 비롯해 63빌딩에 입점한 레스토랑, 63컨벤션센터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특급호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인해 서울 시내 주요 호텔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 부문의 부진한 실적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이 아니라 타 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더플라자 호텔의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10%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 시내 주요 호텔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루프탑 바나 식음료 업장 리모델링 등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시도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한화는 경쟁에서 뒤처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
더플라자는 럭셔리 부티크 호텔을 콘셉트로 하고 있는데 부티크 호텔과 특급 호텔 사이에서 정체성과 경쟁력을 잃은 듯 보인다"며 "롯데나 신라와 경쟁하기에는 특급 호텔로서 내세울만한 특장점이 크지 않고 비즈니스 호텔과 경쟁하기에는 가격 경쟁력이나 트렌드 면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의 호텔 사업 부진을 타개할만한 신성장 동력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더플라자 호텔에 인접해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이 오는 7월 부티크 호텔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화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7월 새로운 독자 브랜드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L'Escape)'를 서울 중구 퇴계로에 오픈한다.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구현한 국내 최초의 어반 프렌치 스타일의 호텔로 총 204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피트니스, 스파, 연회장 등이 들어선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조선호텔이 부티크 호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더플라자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호텔부문 사업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