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편의점 매출 10%↑…1인가구 증가·소비자 트렌드 변화 덕
  • 전국 편의점 매장 수가 4만개를 넘기며 국내 편의점 업계가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시장 포화와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똑똑한 편의점 업계는 자체 제작 상품을 늘리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플랫폼,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국내 유통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시대를 맞은 편의점 업계의 新 풍토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 연간 시장 규모가 22조원까지 성장한 편의점이 최근 유통업계의 신제품 시험무대인 '테스트 베드(Test Bed)'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의 성장과 함께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으로 유통업계의 무게중심이 기존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편의점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산
    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편의점은 즉석식품·수입맥주 등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이 10.9%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온라인 부문 성장세에 밀려 매출이 0.1% 감소했다. 동네 가게에 불과했던 편의점이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유통의 핵심인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떴다 하면 '히트'…히트상품 제조기  

불황과 소비침체에 식품업계에 '히트작품'이 계속 나오지 않은 가운데 편의점 제품의 선전이 돋보인다. GS25가 롯데제과와 손잡고 지난해 2월 선보인 '유어스 스크류바 젤리'는 젤리 상품 50여종 가운데 매출 10위 안에 드는 인기 제품이 됐다. 이 제품은 인기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특유의 꽈배기 모양을 그대로 재현했다. 

요구르트도 편의점에서 젤리로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PB요구르트맛젤리는 2016년 5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엔 세븐일레븐 전체 판매 순위에서 9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이 동원참치와 함께 2016년 3월 출시한 PB동원참치라면도 올해 1분기 라면 판매 순위 5위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푸르밀 역시 지난해 농심과 협업해 바나나킥을 그대로 재현한 바나나킥 우유와 초코 바나나킥 우유를 선보여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30만개를 돌파했다.

최근 가격 인상 여파로 알뜰 소비문화가 확산되며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 커피도 히트상품이다. GS25의 카페25는 2016년 2300만잔, 지난해 6400만잔이 판매되며 누적 판매량이 1억잔을 넘었다. CU의 카페 겟은 2015년 2500만잔 판매를 시작으로 2016년 4500만잔, 지난해 6000만잔 이상 판매됐다.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기는 고급화된 제품도 인기다. GS25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유어스 속초 붉은대게딱지장은 출시 한 달 만에 43만개가 팔렸고 최근까지 290만개가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밥통령 연어장도 출시 40일만에 50만개 이상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들은 대용량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 대신 소용량, 소포장으로 출시되는 편의점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맞벌이 및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향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 ▲ CU 커피엔 디저트. ⓒCU
    ▲ CU 커피엔 디저트. ⓒCU

    ◇신상품 등용문…대형마트보다 편의점 

  •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품업체들이 편의점을 신제품 테스트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제품을 편의점에서 선론칭하는 것은 물론 전용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다.  

    편의점 전용 라면이 인기를 끌자 농심은 얼큰한 토마토 라면(CU), 매콤 너구보나라(GS25), 특육개장(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전용제품도 출시했다. 오뚜기도 편의점 전용제품 '깻잎라면(CU)'을 선보였다.

    편의점 전용상품 출시도 줄잇고 있다. 풀
    무원은 최근 컵라면을 더 맛있게 해주는 '컵라면 전용 달걀'을 선보였다. 컵라면 반숙 달걀은 최적의 가열 온도와 시간을 찾아내 달걀 노른자는 촉촉한 반숙 형태를 띠면서 흰자는 적당히 익은 수란의 물성을 유지한다. 

    SPC삼립은 삼각김빵으로 편의점 즉석조리식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SPC삼립은 최근 삼각김밥의 대항마로 삼각김빵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삼각김밥과 비슷한 모양으로 먹는 재미는 취식편의성까지 강화한 식사대용 빵이다.

    식품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편의점이 전국 각지에 점포가 퍼져있어 거점 마케팅이 가능다는 점이다. 더욱이 인지도가 약한 신상품의 노출횟수를 늘려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 편의점 매장수(올해 1분기 기준)는 CU, GS25, 세븐일레븐은 각각 1만2735개, 1만2635개, 9371개 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시 시 초기 고객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신제품 테스트 창구는 필수"라며 "편의점의 
    주고객층이 1020세대인 만큼 거부감이 적고 반응도 빠르고 적극적이어서 제품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