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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스닥 살리기 정책으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 지수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추후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된 지 한 달여 남짓 만에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지수 상승에도 기여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달 5일 첫선을 보인 후 꾸준히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 중 공모형 설정액은 6480억원, 사모형은 1조5500억원에 달해 총 설정액은 2조198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코스닥 종목이 포함된 새로운 지수인 KRX300도 올초 선보이면서 코스닥 우량 종목인 코스닥150 지수에도 투자자금이 몰리며 지난해 5월 9000대 중후반에서 올 5월 현재 1만4000대를 넘기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 하에 가운데 코스닥 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1월 2일 종가 기준 812.45에서 이달 9일 850.85로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4% 이상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종가는 2479.65에서 2443.98로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문제는 여전히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주먹구구식의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먼저 코스닥 기업들의 높은 불성실 공시율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불성실 공시법인은 71건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11건에 비해 크게 높았다. 영세한 업체의 경우 공시 절차에 대한 이해가 낮거나 전담 인력이 없어 소수의 인원이 여러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오류가 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의 핵심 기술 및 재무 상태, 실적을 확인하기보다 주변인의 소개 등 불확실한 정보에 의존해 투자하는 관행이 여전히 일반적이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 올림픽, 선거 등 단발성 이슈에 반응하는 소위 ‘수혜주’가 언급되면 투자금이 쏠리기도 하나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해빙무드로 인한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언제든지 차익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범해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이 묻지마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가입한 펀드가 어떤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도 흔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