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M.BILLY, 운전자 조작없이 2km 자율주행터널·아스팔트 시험로에선 조향등과 조향안정성·제동성능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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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 본사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부터 140km 떨어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그곳에 국내 4대 주행시험장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이 위치해 있다.

    지난 16일 현대모비스가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서산주행시험장을 공개했다. 서울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곳 날씨는 다행히 구름만 잔뜩 낀 상태였다.

    주행시험장에 도착해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현대모비스가 전 세계 3대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M.BILLY(엠빌리)의 자율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는 첨단시험로. 2대는 해외에서 운행 중이라 현대모비스 시험로에서는 오직 1대의 M.BILLY만이 시스템 성능 평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제한된 시간 내 모든 기자들이 체험하기 어려워 첨단주행로에 마련된 한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 M.BILLY 운행 모습을 지켜봤다. 스스로 출발하기 시작해 우회전 구간에 들어서자 핸들이 저절로 돌아갔다. 교차로 구간에 진입하자 신호 대기 신호를 인식, M.BILLY가 저절로 멈춰섰다. 신호가 바뀌자 좌회전 방향 지시등을 넣고 운행하는 모습을 보니, 자율주행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M.BILLY는 원형 회전 교차로를 별다른 문제없이 통과했고, 주행차로에 정차한 차량을 발견하자 차선을 옮겨 피해가기도 했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도 거뜬하게 피해나갔다. 다만 충분한 거리가 마련되지 않은 탓인지,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을 피할 때는 방향 지시등을 켜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M.BILLY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한다"며 "전 방향을 인식하기에 비보호 좌회전도 문제없이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 자율주행 준비를 철저히 진행해, 2021년에는 레벨 3단계를 상용화하는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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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시험로에 이어 도착한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시험로였다. 폭 30m, 길이 250m 규모의 시험로에 들어서자 칠흑같은 어둠이 우리를 맞이했다.

    이곳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조향등이 얼마만큼 야간 주행에 도움을 주는지 시험하는 장소다. 길이를 250m로 만든 이유 또한 상향등을 켰을 때 헤드램프가 먼 거리까지 밝게 비출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입구 반대편 끝으로 걸어가니 K5 한대가 멈춰서 있다. 이 차량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지능형 헤드램프(IFS)가 적용돼 있다. 차를 마주한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니 상향등이 켜져 눈을 뜨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때 연구원이 가지고 있던 램프를 켜니 상향등이 꺼진 것처럼 눈부심이 없어졌다.

    이 연구원은 "운전자는 상향등의 효과를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반대편 차량의 눈부심을 줄여주기 위해 헤드라이터만큼의 LED등을 가리는 것"이라며 "이 지능형 헤드램프는 개발이 완료됐고 곧 현대기아차에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34만평 부지에 쭉 뻗은 아스팔트 시험로. 이곳에는 현대차 SUV 4대가 조향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멈춰서 있었다. 곧장 차량에 탑승한 기자들은 시속 80km로 콘 7개를 지그재그로 피하는 슬라럼 테스트를 체험했다.

    일명 엘크(ELK) 테스트라 불리우는 이 테스트는, 차량이 주행 중 갑작스런 물체를 발견하고 핸들을 돌려 피했을 때, 조향 안정성을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이어진 저마찰로에서는 차량의 제동능력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약 50km로 달리던 차량이 물을 뿌리는 세라믹 타일에서 브레이크를 밟자, 차체 균형이 틀어지려 했다. 이 순간 현대차에 적용된 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줘 별다른 무리없이 멈춰설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에서 제동 시스템 실차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김규환 책임연구원은 "물이 뿌려진 세라믹 노면은 눈길과 같은 효과라고 보면 된다"면서 "눈길에서 급제동을 했을 때 차체를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을지를 테스트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산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말 완공하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총 14개의 시험로와 4개의 시험동을 갖추고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곳으로, 현대모비스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장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