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영업이익·순이익 각각 139%·107% '급증'10억 달러 규모 사우디 프로젝트 외 해외수주 전무보유용지 28.7% 감소… 시행사PF 우발채무 6360억원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성재용 기자


    대림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부문의 안정적 실적 지속과 토목 부문의 원가율 정상화가 이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크게 줄어든 수주잔액과 여전히 남아있는 미착공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등을 해결해야 이 같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대림산업은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2조4859억원·영업이익 1821억원·순이익 2759억원의 영업성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4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9%·107%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3.29%에서 7.32%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같은 호실적의 주요 원인은 주택 부문의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과 토목 부문의 원가율 정상화 등이다.

    주택 및 건축 부문 원가율은 84.7%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06% 줄어들었다. 대형 주택 프로젝트 가운데 저수익 현장의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건축 현장에서 준공 정산이익 등이 발생하면서 원가율이 개선된 것이다. 제주신화월드 지체보상금, '양주 e편한세상(LH 공동사업) 2차' 분양률 100%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 약 450억원이 반영됐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끌었던 토목 부문 원가율 정상화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적자 현장들의 원가 조정손실이 축소되면서 같은 기간 토목 부문 원가율은 104%에서 91.2%로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줄어든 수주잔액과 보유용지 감소는 역성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분기 수주잔액은 21조362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8조1311억원에 비해 24.0% 줄어들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안정적인 주택사업 매출이 지속되고 해외 저수익공사가 준공되면서 실적 안정성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해외수주 감소와 분양시장 위축에 따른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안정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해외수주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형사 중 실적 안정성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임에도 대림산업의 약점은 수주 저성장에 있다"며 "해외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주력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수주 성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수주 전망이 다소 약해진 상황이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조건부 제재 유예로 이스파한 정유에 대한 파이낸싱이 지연되고 있고, 중동 플랜트에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프로젝트(10억달러)를 제외하면 대형 프로젝트 입찰은 없다. 해외수주 모멘텀이 경쟁사에 비해 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자체 분양 등 개발사업을 위한 보유용지도 6257억원에서 4460억원으로 28.7% 감소했다. 이 역시 대림산업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 주택 부문임을 감안하면 주택경기 전망 악화와 신규택지 공급 위축 등으로 매출 감소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택사업 관련 높은 운전자금 투입, 미착공 PF 우발채무는 재무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진행 중인 주택 프로젝트의 분양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6800가구 규모의 '용인 한숲시티(6월 입주 예정)'의 경우 회사제시 분양률은 우수하지만, 관련 대여금 및 매출채권이 각각 3001억원·3925억원으로 과도하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시행사 PF 우발채무 6360억원은 모두 오산세마·인천검단·용인마북 등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 관련이며 해당 프로젝트 관련 운전자금 부담은 대여금 4298억원·용지 1067억원 등 약 1조원에 달하고 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분양계획 등을 고려해보면 중단 및 예정사업의 PF 지급보증 부담은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금융비용 및 대손부담은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주택경기 변동에 따른 미분양·미입주 위험의 확대 가능성이 수익 구조상에서 주된 위험을 구성하고 있는 만큼 선투입자금의 회수 여부에 대한 정기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