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3개월 탄력근무제 무용지물대체 알바 구하기 헉헉
  • ▲ 성수기 에어컨 공장 (자료사진.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련 없음) ⓒ 뉴데일리DB
    ▲ 성수기 에어컨 공장 (자료사진.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련 없음) ⓒ 뉴데일리DB

    본지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한달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겪게 될 삶과 근무환경의 변화를 미리 살펴본다.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 등 부정적 영향도 예상되고 있지만, 워라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곳도 있다. 주52시간 시행이 가져올 각 분야별 변화를 기획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에어컨 공장 생산관리팀장으로 근무하는 A씨. 이른바 한철 장사라는 업종 특성 탓에 매년 이맘때면 특근을 밥 먹듯 해야 했다. 몸은 고되지만 쏠쏠한 수당 탓에 보람도 적잖았다.

    하지만 올해는 수심이 그득하다.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시간 배정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빈자리를 대신 할 아르바이트를 구하느라 홍역을 치렀다.

    여름제품이지만 9월까진 계속 팔리는 탓에 임시직 구하기는 A씨의 과제가 됐다.

    공장은 성수기 경우 주야 24시간 풀가동한다. 온종일 공장을 돌려야만 쏟아지는 성수기 물량에 겨우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까진 평일 8시간 정규 근무와 2시간 잔업외 주말에 8~10시간 특근을 했었다.

    난감한 건 이 것뿐이 아니다. 공장이 지방에서도 비교적 외지에 있다 보니 한꺼번에 단기 근무자를 찾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임시 인력이다 보니, 업무 숙련도도 떨어지고 불량제품도 늘어난다.  무엇보다 안전사고 우려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탄력근무제도 A씨 회사엔 무용지물이다. 주 52시간으로 근무 총량을 맞추되, 협의된 기간 내에서 근무 시간을 끌어다 쓸 수 있다지만 현재 규정대로라면 그 기간이  짧게는 2주, 최대 석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서너 달 전부터 성수기에 대비해야하는 에어컨 등 계절가전 업계 실정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비수기, 성수기 편차가 큰 제조업체들은 같은 불만이다.

    A씨는 업종 특성을 반영해 탄력근무 산정 기간을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올여름은 당장 어떻게 버틴다지만, 내년이 걱정"이라며 "비수기, 성수기 편차가 큰 계절 가전 제조업을 배려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독일 등 선진국에선 탄력근무 기간을 최대 1년으로 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수기 특근 수당을 받아 온 생산직원 B씨는 당장 소득이 줄어 걱정이다. 성수기 때 바짝 수입을 올리고, 비수기에 나눠 지출하는 탓에 고민이 크다.

    B씨는 "공장 입장에선 생산성과 전문성이 떨어지고, 직원으로선 소득이 줄어 양쪽이 모두 괴로운 꼴"이라며 "근무시간 단축이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엔 동감하지만, 쓸 돈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