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서 7월 중 철수… 매출 8천억원 감소롯데 "시내·온라인 면세점 집중해서 타격 크지 않도록 할 것"… 업계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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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사진.ⓒ뉴데일리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다음달께 철수한다.

    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중도 계약해지를 한 뒤 재입찰에 도전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업계 1위인 롯데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국내 면세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진행된 T1 면세점 2곳(DF1·DF5) 사업자를 선정하는 재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1일 T1 일부와 탑승동 면세사업권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와 가격 개찰을 완료한 결과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를 복수사업자로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천공항 입찰금액은 DF1 영역에서는 롯데가 2805억원, 신세계가 2762억원, 신라가 2202억원, 두타가 1925억원을 써 냈고 DF5 영역에서는 롯데가 688억원, 신세계가 608억원, 두타가 530억원, 신라가 496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가 가장 높은 금액을 써 냈지만 공사 측은 신라와 신세계를 선정했다. 입찰 금액이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이 될 것으로 예견했던 업계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7월 6일까지 영업을 하고 후속 사업자에게 인수인계를 한 뒤 해당 구역에서 철수하게 된다. 롯데가 DF1·DF5에서 연간 벌어들인 매출액은 8000억원대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 5조4539억원 중 약 14.6% 가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99.2% 감소한 2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철수로 인해 매출은 줄어들겠지만 영업이익은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공항 철수로 줄어든 매출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에 집중해 타격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 ▲ 롯데면세점 로고.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 로고.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롯데가 인천공항 T1에서 철수하게 되면 시장 점유율 변화는 물론 국내 1위 면세 사업자 타이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면세업계 시장 점유율은 롯데 41.9%, 신라 23.9%, 신세계 12.7% 수준이다. 롯데가 현재 공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재입찰에서 신라가 2개 권역을 모두 차지하게 될 경우 롯데의 뒤를 바짝 좇게 된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철수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국내 면세 시장 경쟁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며 "신라가 계속해서 영업권을 확대하면서 롯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로서는 어느 정도 대비를 했겠지만 충격이 큰 상태일 것"이라며 "8000억원이 경쟁사 매출로 흡수되는데 시장 점유율 변동이 없을리 만무하다"고 전했다. 

    한편 신라와 신세계는 앞으로 남은 관세청 심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공항공사의 입찰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낙찰대상자를 선정해 공항공사에 통보하고 이후 공항공사와 낙찰대상자가 협상을 진행해 6월말까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