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하지만 오후 시간은 여유"육아분담 및 자기계발, 취미 생활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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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한달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겪게 될 삶과 근무환경의 변화를 미리 살펴본다.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 등 부정적 영향도 예상되고 있지만, 워라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기대반 우려반이 공존하고 있는 곳도 있다. 주52시간 시행이 가져올 각 분야별 변화를 기획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오전 6시. 이른 아침에도 A씨는 사무실로 부랴부랴 출근했다. 남들은 이제서야 일어나 출근준비를 할 시간이지만 A씨에게는 가장 바쁜 시간대다.   

    국내 대형 전자회사에서 북미지역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는 13시간을 두고 있어 남들보다 서둘러야 업무가 가능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5년째 같은 일을 하는데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오늘은 미국 거래선과 오전 7시에 화상 회의가 잡혀있어 조금 더 서둘렀다. A씨는 회사에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앞둔터라 신경 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비몽사몽에 미리 만들어 놓은 회의 자료를 점검하자 어느덧 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화상 회의가 끝나자 A씨에게는 팀회의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판매 전략, 현지 시장 동향 등 자료 작성에 보고업무까지 마무리 짓자 시계는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A씨는 오전부터 빡빡한 업무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피로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A씨는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서다.

    업무상 부득이하게 일찍 출근하지만 오후 시간은 오히려 여유롭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 좀더 충실해졌다. 맞벌이 아내의 육아부담으로 그동안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분담도 가능해졌다.

    마침 이날은 아내의 퇴근 시간이 늦어져 육아와 가사 모두 A씨가 전담하게 됐다. 또한 아내와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떠날 수 없었던 여행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저녁시간을 활용해 중국어나 사진 동호회 등 자기계발이나 취미 생활도 고려하고 있다. 주 52시간 시행에 들어간지 두 달여가 되가면서 이런 생활도 익숙해지는 상황이다.

    52시간 근로제 도입 이전에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소 체감하고 있다.